기술수출vs리베이트·회계논란…명암 엇갈린 제약·바이오

by김지섭 기자
2018.12.28 01:00:00

[2018 결산]셀트리온, 트룩시마·허쥬마 미국 허가
유한양행·코오롱·JW중외제약 등 대규모 '기술수출'
코스닥 입성 바이오기업 28곳…기업 상장 활발
리베이트·회계문제 몸살…테마감리도 이어져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은 기술수출·해외 제품허가 등 눈부신 글로벌 진출 성과와 함께 리베이트·회계문제 등 논란도 이어지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유한양행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술수출 등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면서 준비해온 데 대한 성과가 있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혐의와 일부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기업들의 투명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속 가능한 성장산업 ‘바이오’…기술수출 등 성과

제약·바이오업계는 대규모 기술수출과 함께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제품 허가를 받으며 국내 바이오산업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임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셀트리온(068270)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는 국내 단일의약품 최초로 연간 처방액 1조원을 돌파했다. 램시마 후속 제품인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잇따라 허가받았다. 셀트리온은 이들 ‘바이오 삼총사’를 통해 미국에서만 14조원에 달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다.

눈부신 기술수출 성과도 이어졌다. 동아에스티(170900)가 새해 첫 달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즈와 1억 8000만달러(약 2028억원)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를, 8월에는 JW중외제약(001060)이 덴마크 레오파마를 통해 4억 200만달러(약 4529억원) 규모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를 기술수출했다. 특히 지난달 유한양행(000100)은 미국 얀센 바이오텍과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을 12억 5500만달러(약 1조 4134억원) 규모,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미국 먼디파마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5억 9160만달러(약 6662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바이오벤처인 인트론바이오(048530)도 미국 로이반트사이언스에 항생제를 6억 6750만달러(약 7517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향후에도 과감한 R&D 투자는 이 같은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오기업의 증권시장 상장도 줄을 이었다.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올릭스(226950) 등 특화한 기술을 갖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하는 등 올 들어 현재까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28곳의 바이오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투명성 논란 지속…‘바이오’ 겨냥 테마감리 진행

회계와 리베이트 등에서는 투명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부터 바이오기업의 R&D 비용 자산화 등 회계처리에 대한 테마감리에 돌입했다. 일부 기업이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경고와 시정요구 등을 내렸고, 현재도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테마감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도 한해 마지막까지 식을 줄 몰랐다. 지난달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하면서 고의로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및 과징금 등 처분을 내렸다. 주식도 일시적으로 거래정지 되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팽배했다. 거래를 재개한 현재도 행정소송과 검찰의 압수수색 등이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또 지난달 증선위는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개선기간에도 제대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내달 8일 코스닥심사위원회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앞두고 일부 경남제약 주주들은 앞서 거래를 재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제약업계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리베이트도 연말에 다시 불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이 지난 17일 수백명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동성제약(002210)을 압수수색하고, 다른 제약사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번 조사는 감사원이 해당 정황을 식약처에 통보하면서 이뤄졌다. 리베이트 혐의 대다수는 이미 수사를 무혐의 등으로 종결한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에 대한 압박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4월 테마감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제약 부문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성과도출 사례 증가와 대규모 기술수출 등 긍정적인 소식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이나 R&D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유효하다”며 “내년에는 후기 임상 진입 또는 종료, 제품 승인을 앞둔 국내 파이프라인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