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반격]②하늘을 차지하는 자가 이긴다

by안승찬 기자
2017.09.04 05:00:00

월마트·아마존, 공중 물류창고 특허 출원
150m 하늘 위 창고..드론 배송과 결합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유통사업의 본질은 물류다. 물류를 장악한 자가 궁극적으로 유통을 장악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질수록 빠른 물류와 배송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하늘에서 답을 찾는다.

월마트가 공중에 떠다니는 물류창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밀도가 낮은 가스나 열에 의해 평창 된 공기를 이용해 공중 150m에서 300m 사이를 떠다니는 비행선 모양의 물류창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물류창고는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원격조정도 가능하다고 월마트는 설명했다.

물류창고를 공중으로 띄운다는 건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다. 필요에 따라 어디든 이동하면 배송할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진다. 기동성이 극대화된다. 그만큼 유연한 물류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월마트가 특허 출원한 공중 물류창고 도면 /미국 특허청
공중에 떠 있는 물류창고와 드론을 합치면 효과는 더 커진다. 드론이 하늘을 날아 소비자에게 배송을 하고 돌아오는 동안 물류창고는 다음 도시로 이동하면,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아마존도 비슷한 내용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공중에 떠 있는 물류창고인 공중배송센터(airborne fulfillment centers, AFC)를 만들어, 수요가 많은 곳으로 물류창고가 이동하고, 드론이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드론 기술은 아마존이 앞서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드론 시험 배달에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사는 리차드가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주문한 파이어TV 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를 무인 드론이 리차드의 집 뒷마당에 가져다 놓았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드론이 13분만에 물건을 배송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월마트도 드론 배송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린다. 각 지역에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월마트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월마트 매장에서 10마일 거리 이내에 있다. 드론을 통한 배송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월마트 랩스’를 운영하고 있는 월마트는 올해 ‘스토어 넘버8’이라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했다. 드론과 가상현실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