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주 기자
2017.06.16 06:00:00
[이 기사는 15일(목) 오후 1시 10분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2010년대 들어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기업을 선택하라면 카카오(035720)는 단연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힐만한 회사다.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확장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카카오의 종속기업 수는 2014년 26개에서 올 3월 62개로 증가하면서 대기업에 준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로 거듭났다. 올 3분기 중 코스피 이전 상장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사업이다. 이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 2015년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 운영업체 록앤올을 642억원에 인수했고, 같은해 인도네시아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SNS업체 ‘패스’를 약 220억원에 인수하는 등 이 해에만 11개업체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75억원에 사들였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넘버웍스’와 주차장 검색·예약 앱을 운영하는 파킹스퀘어를 인수하는 등 총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인수합병(M&A)에 쏟아부었다.
뿐만 아니라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브’를 시작했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본격적인 영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IT와 실생활의 접목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의 의욕적인 확장정책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2014년 4988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 1조4642억원까지 늘어나며 3배 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이 △2014년 1764억원 △2015년 885억원 △2016년 1161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에 비해 내실은 아쉬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2014년 7조18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수익성에 대한 우려에 4조5700억원까지 떨어진 후 현재 7조3000억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카카오의 현금창출능력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도 시가총액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카카오의 지난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2299억원에 EV/EBITDA 24.3배를 적용하면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5조6000억원 수준이다. 또한 올해 예상 EBITDA(3092억원)를 고려한 기업 가치는 7조3000억원 수준이다.
만약 기업을 매각한다는 전제 하에 경영권 프리미엄(30%)을 적용하면 카카오의 매각가는 지난해 말 기준 약 7조3000억원, 올해 기준 약 9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간 내에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훼손됐다는 점과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카카오에겐 부담이다. 특히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14년 3000억원 대에 불과했던 카카오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1조78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국기업평가 추정에 따르면 2014년까지 거의 0%에 머물던 카카오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18.8%까지 늘어났다. 엄정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카카오는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한 일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제시한 바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 계획이 지연되면서 단기내 유의미한 수준의 차입금 감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카카오의 주력사업인 광고 부문은 2015년 6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340억원으로 줄었다. 로엔 인수 등으로 전반적인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기존 캐시카우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더욱이 신사업 확장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저하되는 양상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카카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엄 연구원은 “카카오는 사업 특성상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부담이 내재돼 있고, 이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구조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빠른 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 년/ 2015년 / 2016년
매출4988억 / 9321억 / 1조4642억
영업이익 1764억 / 885억 / 1161억
EBITDA1995억 / 1640억 / 2299억
부채총계 3047억 / 6030억 / 1조7811억
자료: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