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9.30 04:11:13
심혈관질환, 지난 10년 간 40% 이상 증가...흉통 등 증상 나타났다면 진단과 치료 서둘러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신업무 담당 은행원 A씨(33세, 여)는 지난 여름 폭발적으로 늘어난 업무로 인해 수면부족,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생겼다. A씨는 8시 전에 출근해 대체로 오후 7시가 넘어 퇴근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통상 10시간 이상이고 매월 마지막 주는 11시를 넘겨 퇴근하는 날이 2~3번에 달한다.
A씨는 술이나 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영양을 고려해 설계한 식사를 하며, 온전히 쉴 수 있는 주말에는 운동을 즐긴다. 하지만 권장 노동시간을 훌쩍 넘는 고강도 업무와,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어 건강관리가 쉽지 않다. 특히 얼마 전에는 새벽녘 극심한 흉통으로 잠에서 깨는 등 건강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 일 많이 하는 한국인, 심장질환 지속적으로 증가해
심혈관질환은 최근 10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지난 14일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최근 10년간 한국인 사망자 추이 자료를 보면 한국인 3대 사망원인에 속하는 심뇌혈관질환 사망자는 지난 2004년 6만 8,000명에서 2013년에는 6만 6,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인원은 2004년 1만 7,000여 명에서 2013년 2만 5,000명으로 무려 42.7%나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13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서도 이전 해까지 우리 국민 사망원인 3위에 머물렀던 심혈관질환이 2013년 들어 뇌혈관질환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경우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심혈관질환이 존재한다. 고혈압, 동맥경화증, 뇌혈관질환, 부정맥 등이 모두 심혈관질환에 속한다. 이 중에서도 심장 부위에 산소 및 혈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허혈성심장질환은 주의를 요한다.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인에게 발생하는 돌연사의 80%가 허혈성심장질환을 원인으로 한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관상동맥 내부 공간이 좁아지면 심장으로 향하는 산소와 혈액이 부족해지는데, 이렇게 산소와 혈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증상을 허혈성심장질환이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허혈성심장질환이 특별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또 있다. OECD 최상위 수준의 강도 높은 업무환경이 허혈성심장질환의 원인인 스트레스와 만성질환 발생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