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나·외환은행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by허영섭 기자
2015.07.15 03:00:00

사진=뉴시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한 메가뱅크가 이르면 오늘 9월 출범한다. 양사의 노조가 조기 통합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하나금융은 조속히 통합법인 출범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 은행이 통합하면 자산 규모가 330조원에 달할 뿐 아니라 점포수와 당기순이익 면에서도 국민·신한·우리은행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더욱이 하나은행이 소매금융·PB영업에서 경쟁력이 있고,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외환업무에 강하다는 점에서 서로 결합할 경우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까지 총자산 800조원에 아시아 5위권, 글로벌 40위권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게 통합은행의 목표다.

통합은행은 그동안 갈등을 겪으면서 약화된 영업력을 회복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확립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5년이나 지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합병후 통합’(PMI) 전략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 및 영업망 정비를 서둘러야 하고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노사 양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근로조건도 보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은행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에 충실하면 양자의 조화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도 이제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 정비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인적 융화다. 소매금융에 특화한 하나은행과 기업금융 전문인 외환은행은 인적 구성은 물론 기업문화도 상이하다. 자칫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금융업에선 점포수와 자산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의 태도와 자세에 성패가 달려 있는 만큼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이끌어내지 않고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합병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하나은행 측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 그래서다. 승자라는 마음을 버리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려면 서로 힘을 합쳐야만 한다. 이에 소홀할 경우 리딩뱅크라는 통합은행의 비전은 막연한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