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15.06.16 06:00:00
돼지고기 도매기준 kg 당 5800~6000원..고공행진 지속
육가공 업체들 수입비중 늘리며 원가 인상 압박 견디는 중
1년 전 햄 가격 인상..원가 압박 지속되면 다시 가격 인상 나설수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에 CJ제일제당(097950)과 롯데푸드(002270), 동원F&B(049770) 등 육가공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햄과 만두 등 육류 가공품의 수익이 하락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가격 인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16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최근 돼지고기 도매기준 가격은 kg 당 5800원~6000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연초 4000원대로 떨어졌던 가격이 5~6월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해 어미돼지 수를 줄인데다 돼지 유행성설사에 구제역까지 이어지며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육가공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실적을 보면 제품군이 다양한 CJ제일제당이나 참치 등 주력 제품을 갖고 있는 동원F&B의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육가공 제품의 비중이 큰 롯데푸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했다. 육가공 원가 부담이 빙과, 유지, 유음료 등 다른 부분의 이익상승률을 상쇄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육가공업체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 방법을 간구중이다. 국내산 돼지고기 100%를 사용하는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돼지고기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햄과 만두 등 육가공 식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해 6월께 잇따라 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업체들은 캔햄과 냉장햄 등의 가격을 8~9%대 올리며 주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이 급증한 이유를 댔다.
따라서 이번에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이유로 업체들은 햄 제품의 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 오른 냉동만두 가격도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일부 유가공업체는 좀 더 두고보자는 입장이다. 정부가 돼지고기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고, 수입 돼지고기 증가로 하반기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 당장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을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달부터 가격 안정을 위해 ‘지급률’을 낮추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급률은 돼지의 체중 대비 고기로 쓰이는 중량 비율로, 지급률이 낮으면 고기 가격이 내려간다. 또한 업체들은 경기 불황에 ‘장바구니 물가’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섣불리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부담스럽다.
업체 한 관계자는 “수입 돼지고기 비중을 늘리고 원가 부담을 내부에서 흡수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며 “그러나 실적이 지금보다 더 부진하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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