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위해 다 바꾼다]②"선택과 집중으로 글로벌 선도"

by이진철 기자
2015.02.27 01:00:00

삼성·한화그룹, 비주력사 정리…구조개편
LG·현대오일뱅크, 신사업 개발 ''선제적 투자''
두산·금호석화, 인프라 재정비 ''내실확충''
GS·효성, 소비자 중심.. 생산시설 증설 ''재도약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출현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선제적 투자로 위기에 대처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화학·방산부문 ‘빅딜’을 통해 주력사업 집중과 비주력 사업의 정리의 신호탄을 쐈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이뤄졌던 정부 주도의 빅딜과 달리 기업 스스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선택한 것이다.

삼성은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함으로써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고, 한화(000880)는 주력사업인 화학·방산분야의 확대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포스코(005490)도 자신들만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신성장동력으로는 원천소재와 연료전지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비핵심 사업에 대해선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 지난해 포스코특수강과 포스화인 등 계열사를 매각한데 이어 올해 포스코건설 지분매각과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오스트리아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슈타이어의 전기차 배터리 팩(Pack) 사업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3대 축인 셀과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출하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난관을 정면돌파하는 기업들도 있다.

효성(004800)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2000톤)의 7배인 1만4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효성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탄소섬유, 폴리케톤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효성이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케톤은 나일론보다 성능이 뛰어나 차세대 플라스틱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효성은 연간 5만톤 규모의 폴리케톤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 완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기업 쉘(Shell)과 합작한 첨단 윤활기유 공장이 지난해 준공됨에 따라 윤활기유와 윤활유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윤활기유 공장은 석유 정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창출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미래 수익을 위해 에너지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율촌산단내 바이오매스, 타이어고형연료(TDF) 등 고형연료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유연탄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1위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를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워 신흥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시스템 반도체 고밀도집적회로(LSI) 사업도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스마트 TV 전 라인업은 물론,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에 적용해 가전제품 전체가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LG그룹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디스플레이와 2차 전지·자동차 부품 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FT-LCD 패널·UHD(초고화질) TV 시장 점유율 1위에 이어 대형 TV용 올레드(OLED) 패널 시장의 압도적인 강자로 등극했다.

LG화학(051910)의 전기차배터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이 전기자동차·스마트카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위한 전장 부품과 솔루션 개발 사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GS그룹은 LG그룹에서 분리돼 새로운 기업이미지(CI)로 출범한 지 10주년을 맞아 핵심 경쟁력 중심의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GS리테일·GS홈쇼핑·GS건설 등의 최고 경영 화두를 ‘소비자’와 ‘내실’로 정하고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밥캣 상장으로 새로운 성장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지난 2007년 인수한 미국 건설장비업체로 내년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은 밥캣이 상장하면 재무구조 개선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회복하는 선순환 구조로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