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인터뷰]"대박주 찾으려면 부동산을 먼저봐라"

by성선화 기자
2014.11.06 06:00:00

전업 주식투자자 '조문원 압구정교주' 인터뷰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지나친 확신은 반감을 부른다. 너무 강한 주장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전업 주식투자자인‘압구정 교주’ 조문원() 대표는 강한 확신으로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고 외친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교주’ 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 비결이 뭘까. 그는 “자신이 원래‘떳다방’까지 했을 정도로 부동산에 정통하다”고 털어봤다. ‘떳다방’은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을 시절 부나방처럼 옮겨다니며 고액의 수수료를 받는 공인중개사들을 말한다.

그는 “주식을 볼 때도 해당 기업이 어떤 부동산투자를 하는지부터 먼저 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챠트를 보지 말라’는 그와의 인터뷰 후 금강공업(014280)은 주당 2만원에서 6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평가다. 7개월만에 다시 만난 압구정 교주의 주식 특강을 소개한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다양하다. 빌딩 등 사옥, 공장, 땅 등 기업의 재무제표상에 나타나는 부동산을 의미한다.

조 대표는 저평가된 기업을 찾을 때 보유 부동산을 먼저 살핀다. 그는 “재무제표상 기업의 부동산이 고평가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감정평가액은 대부분 시세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높다면 실제 가치는 이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세아시멘트(183190)를 들었다. 지난 5월 분기보고서에 나타난 유형자산은 약 3858억원 정도다. 현재 3500억원인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아세아시멘트 본사의 땅값만 2500억원에 달한다.

그는 “시가총액만큼만 있으면 한 기업의 주식을 다 살 수 있다”며 “시총과 보유 부동산을 비교하면 저평가 된 주식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세아시멘트의 주가는 10만원 안팎이지만 조 대표는 주가가 1만원 이하일 때부터 이 종목을 보유해 왔다.

그가 저평가 된 종목을 찾는 또 다른 방법은 시가총액과 자본총액의 차이가 많이 나는 기업이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자본총액이 약 5800억원이다. 시가총액과의 차이가 2000억원에 달한다.

재무제표 상에서 자본총계는 ‘자산총계(유동자산 +고정자산)’에서 ‘부채총계(유동부채 +고정부채)’를 뺀 금액이다. 결국 시가총액보다 자본총계가 많은 기업은 그만큼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on book-value ratio)로 나타난다. PBR이 낮을수록 저평가 된 종목으로 볼 수 있다.

조 대표는 “지금도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 투자가 있다면 언제든 갈아탈 것”이라며 “부동산 대신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는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저평가된 기업이라고 해도 ‘돈을 벌지 않으면’소용이 없다. 조 대표는 “기업이 돈을 벌고 있는지, 까먹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재무제표상에 나타난 매출이나 영업이익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직접 기업을 찾아가거나 주식담당자들과의 통화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했다.

건설자재 업체인 금강공업 역시 저평가된 기업이지만 주식담당자와의 통화가 주효했다. 조 대표는 금강공업의 재무제표에서 대손충당금이 지나치게 낮은 것을 발견했다. 대손충당금이란 기업이 손해를 봤을 때 물어주기 위해 쌓아놓은 금고 같은 역할을 한다.

이에 금강공업 관계자는 “1급 건설사들에게만 납품하기 때문”이라며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인데 2급 업체까지 납품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알루미늄 스티로폼 회사는 삼목에스폼과 금강공업 두 곳 뿐인데 이처럼 수요가 많다면 앞으로도 더 많이 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PBR이 1미만으로 올초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다.

조 대표가 발굴하는 종목들은 하나같이 낯선 이름들이 많다. 그에게 대형주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대형주는 이미 많은 정보가 알려져 있다”며 “대형주의 주가는 시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 기업들에 저평가됐다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그는 대형주는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대형주의 주가가 빠지면서 코스피도 출렁이는 상황에서 조 대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며 “시장이 안 좋으면 저평가된 기업들이 더 늘어나고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망 산업에 대해서도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전기차 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만 안전성이 가장 큰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휴대폰 배터리도 과열되면 폭발하기 쉬운데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사고가 나면 100%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전기차 산업은 안정성이 가장 큰 약점”이라며 “향후 기술 발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오, 제약 분야는 향후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관련 테마주들이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여성자궁경부암 관련 우리나라 최초 세계 신약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는 제넥신(095700)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1·2·3상으로 진행되는 신약 테스트 중 2상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조 대표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