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칼럼]온라인 거래로 만리장성을 넘자

by편집부 기자
2014.02.05 06:01:01

[이문형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 중국의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7년간 연평균 99%씩 성장해 작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온라인 쇼핑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변화는 ‘독신자의 날(광군제·光棍節)’이라고 불리는 지난해 11월11일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들이 이날 가격을 50% 이상 파격 할인하자 주문이 새벽 0시부터 폭증했다. 이날 하루 1억6000만건이 넘는 주문에 온라인 매출액은 무려 350억위안(한화 6조3000억원)에 달했다. 오프라인에서 하루에 이 만큼의 매출을 달성하려면 무려 8만7000개 월마트 매장이 필요하다.

이날 온라인 매출 실적을 좀 더 들여다보면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연령층에서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까지가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주류를 이룬다. 소위 ‘ 빠링호우(80後·1980년 이후 출생한 세대)와 지우링호우(90後·

199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층) 세대 여성들이다.

둘째는 많이 팔린 물건들이 화장품과 의류, 휴대전화를 포함한 가전 등 브랜드로 표준화된 제품들이라는 것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직접 공수할 수 있는 품목들이고 한국산 제품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셋째는 구매자의 60%가 대도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지역 거주자들이다. 중소도시와 농촌지역 누리꾼들이 대도시 백화점에서 누리지 못한 쇼핑을 온라인으로 대신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 내륙지역에 매장을 내기가 불편한 우리에게는 반가운 정보다.



넷째는 모바일 주문이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전체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53억5000만위안이 1억2700만대 휴대전화로 구매됐다. 올해부터 4G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중국에서 앞으로 3년간 8억대 스마트폰이 팔릴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매출액이 2012년 1조위안(한화 180조원)으로 전체 소매 매출액의 5%에도 못 미쳤지만 2015년에는 2조5000억위안, 2022년에는 10조위안으로 늘어나 전체 소매의 7.5%, 18%를 차지할 전망이다.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신용카드와 스마트폰이 대금결제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으며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해주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3억명에 달하는 도시 농민공들이 배송문제 신속성을 해결해주고 있다.

이제 중국의 온라인 쇼핑시대를 적극 활용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 간 협력이 중요하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는 기업 차원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에서 한국기업 단독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셋째는 중국에 상표를 등록하고 제품 검증, 표준획득 등 통관을 준비하는 일이다.

한·중 FTA 추진, 중국정부의 전자상거래 장려와 해외구매 허용 등은 우리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또 하나의 기회다. 또한 한·중 기업 간 부품소재 조달에도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중국 만리장성을 넘는 첩경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