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줌인]정몽준, 서울시장 출마…대권 디딤돌(?)

by김경원 기자
2014.02.04 06:30:00

30세 때 현대중공업 사장 거쳐, 37세 때 국회 입성 후 7선 연거푸 당선
대권 도전 2번 실패…고위공직자 되면, 현대중공업 보유 지분 처리는?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국회의원 300명 중 단 2명뿐인 7선 의원. 그 중 한 명인 정몽준(63) 새누리당 의원은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런 정 의원이 3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정 의원은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당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당의 견해를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정 의원은 방미 중이던 27일 오전(현지시간) 1시간30분 정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뉴욕시장 재직 당시의 경험을 설명하면서 “정 의원이 혹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행보에서 서울시장 출마 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울시장의 경험은 대권도전에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취재진에게 “20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울산을 떠나 6년 전 서울로 올 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서울) 동작은 나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서울시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1982년 30세의 나이에 현대중공업 사장을 거쳐 1987년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활동했다. 이듬해인 1988년 37세 나이에 제13대 총선에서 무소속(경남 울산 동구)으로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7대까지 울산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무소속이던 정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다음해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 그는 모험을 감행했다. 당의 요청에 따라 5선을 지낸 울산 동구를 떠나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 정 의원은 이곳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정동영 전 의원을 누르고 6선 고지에 올라섰다.



정 의원은 2009년 박희태 대표가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로 사퇴하면서 당대표직을 승계했다. 하지만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이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2년 열린 19대 총선에서 동작을에서 당선되면서 7선 의원이 됐다.

대한축구협회장이던 정 의원은 2002년 월드컵 열풍을 타고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출마 선언 후 국민통합21을 창당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 단일후보 자리를 넘겨주면서 대권도전의 꿈을 접었다.

10년이 지난 2012년, 정 의원은 새누리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당시 박근혜 후보에 밀려 대권도전을 또 한 번 미뤄야 했다.

정 후보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재산 규모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내역에 따르면, 정 의원의 재산은 모두 1조 9249억원에 달했다. 대부분 현대중공업의 지분 가치다.

공직자윤리법은 대통령을 비롯해 1급 이상 공직자가 되려면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매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 때 주식백지신탁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 등 고위공직자가 되면 현대중공업 보유지분을 처리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 난제다.

정 의원은 주식백지신탁과 관련, “이번에 만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존스 홉킨스 대학에 3조원을 기부했고, 시장으로 일하면서 6000억원을 개인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들었다”며 “그의 재산은 수십조원에 달하지만 당선 후 관련 위원회에서 심사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