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6년만에 `새해 첫날` 하락..차익매물 탓

by이정훈 기자
2014.01.03 06:04:41

경제지표 호조 `역부족`..3대지수 1% 가까이 하락
애플, 투자의견 강등에 추락..뉴몬트마이닝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014년 새해 첫 거래일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해 강세에 따른 차익매물이 지수를 1% 가까이 끌어 내리며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출발하게 됐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35.31포인트, 0.82% 하락한 1만6441.3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3.52포인트, 0.80% 떨어진 4143.0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16.38포인트, 0.89% 낮은 1831.98에 머물렀다.

개장전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12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50.5를 기록했지만 앞선 11월보다 하락한 것이 부담이 됐다. 또 영국 제조업 PMI도 예상밖의 조정세를 보이며 악재로 작용하며 차익매물을 이끌어냈다.

다만 유로존 제조업 PMI가 2년 7개월만에 최대 호황을 보인데 이어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한 달만에 최저 수준까지 개선됐고 마킷이 집계한 제조업 PMI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지수 낙폭을 제한시켰다.

이후 발표된 미 구매관리자협회(ISM)의 12월 제조업 PMI가 소폭 조정을 보였지만 신규주문이 급증세를 보였고 건설지출도 4년 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호재였지만 지수 반등을 이끄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중국에서의 가짜 당나귀 고기 판매에 따른 리콜조치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 최대 IT업체인 애플도 웰스파고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탓에 1.45% 하락하며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또한 아날로그 디바이시즈도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탓에 3% 이상 추락했다. 스프린트 역시 코웬앤코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자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금 생산업체인 뉴먼트 마이닝은 금값이 2% 가까이 반등한 덕에 주가도 4% 이상 동반 상승했다. 어번 아웃피터스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덕에 2% 가까이 올랐고, 트위터 역시 12월 급변동을 보인 끝에 1월 첫날에는 6% 가까이 급반등했다.

◇ 美 모기지금리, 석달래 최고..주택수요 둔화 우려

미국 모기지대출 금리가 지난해 9월 이후 석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향후 주택 구입비용을 높여 잠재 수요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이 이날 발표한 지난주 30년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4.53%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의 4.48%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또 15년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도 3.52%에서 3.55%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모기지 금리 상승은 지난해 5월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것으로, 이는 모기지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요인이 되면서 향후 주택 수요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니 캐럴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압류 등에 의한 헐값 판매 주택이 급감하고 주택 판매가격도 상승하는 가운데 이처럼 모기지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주택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0월에 1.2% 감소하는 등 최근 감소세를 지속해온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해 11월에 6개월만에 처음으로 0.2% 증가세로 돌아선 바 있다.

◇ 美 제조업경기, 소폭조정..신규주문은 3년 8개월 최고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경기가 소폭 조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기준치인 50선을 5개월째 넘었다. 신규주문도 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제조업 경기가 견조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해 12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7.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1월의 57.3보다 하락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57.0에는 부합했다. 또한 이는 경기가 확장이냐 위축이냐를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5개월 연속으로 넘어선 것으로,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항목별로는 신규주문지수가 11월의 63.6에서 64.2로 상승했고 고용지수도 56.5에서 56.9로 높아졌다. 신규주문지수는 지난 2010년 4월 이후, 고용지수는 2011년 6월 이후 각각 최고치였다. 또 제품가격지수도 52.5에서 53.5로 상승했다.



앞서 이날 마킷이 발표한 12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5.0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11월 확정치인 54.7은 물론이고 예비치인 54.4를 모두 웃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美 건설지출, 4년8개월 최대..실업수당, 예상보다 개선

미 상무부는 지난 11월중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0.8% 증가에서 0.9% 증가로 상향 조정된 앞선 10월보다 확대된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0.6% 증가보다도 양호했다.

건설지출은 이로써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증가했다. 특히 건설지출액은 9344억달러를 기록해 지난 2009년 3월 이후 무려 4년 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민간부문의 건설지출은 전월보다 2.2% 증가하며 전체 지출액 증가를 주도한 반면 공공부문 지출은 1.8% 감소했다.

또한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000건 감소한 33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4만1000건은 물론이고 34만2000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하회한 것이다. 특히 이는 최근 한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추수감사절부터 이어지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연휴가 예년과 달라지면서 생긴 계절적인 요인으로 지표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3만8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이로 인해 추세적인 청구건수는 4주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5만7250건으로, 전주의 34만8750건보다 늘어났다.

◇ ‘닥터둠의 전향’..루비니 “올해 글로벌 경제 낙관”

‘닥터둠’으로 불리는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가 올해 글로벌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창업주 겸 회장으로 있는 루비니 뉴욕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을 통해 “올해에는 이머징마켓은 물론이고 선진국 경제권에서도 경제 실적이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년간 지속된 민간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성과와 재정분야에서의 제약 완화, 지속적인 통화부양 기조 등에 힘입어 선진국 경제는 올해 연간 1.9% 정도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소위 꼬리 위험(테일 리스크)도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며 유로존 위기 재발과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부채한도 증액 다툼, 중국 경제의 경착륙(하드랜딩) 등의 큰 위험이 재발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부분 선진국 경제가 올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진 못하겠지만, 미국은 셰일가스로 대표되는 에너지 혁명과 노동시장 및 주택시장 개선, 제조업 회귀 등으로 긍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루비니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원자재 가격 하락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이들 경제에 큰 충격을 줬지만, 올해에는 5%에 근접할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5% 성장률 전망에 포함된 이머징 국가는 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폴란드, 칠레,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케냐, 르완다, 걸프 산유국 등이다.

◇ 유로존 제조업 경기 호조..英은 예상밖 조정

영국 조사기관인 마킷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중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2.7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해 11월의 51.6보다 상승한 것이고 예비치와는 같았다. 특히 이같은 지수는 지난 2011년 5월 이후 무려 2년 7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또 지수는 경기가 확장세냐, 위축세냐의 기준이 되는 50선을 넘어 경기가 확장하고 있음을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규주문지수가 지난 2011년 4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고용지수도 상승세를 주도했다. 국가별로는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제조업 PMI가 50선을 넘으며 상승세를 지속했고 그리스 PMI도 49.6까지 반등하며 최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 PMI는 47.0을 기록하며 7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또한 마킷이 발표한 지난해 12월중 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3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11월 확정치인 58.1보다 낮아진 것이다. 특히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58.4보다 크게 낮았다.

그러나 지수는 경기가 확장하느냐, 위축되느냐의 기준이 되는 50선을 9개월 연속으로 넘어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재확인시켰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규주문과 고용지수 등이 상승한 반면 수출 신규주문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