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사흘째 랠리..S&P지수 1400선 탈환

by이정훈 기자
2012.08.08 05:18:42

3대지수 1%안팎 상승..나스닥도 3000선 회복
EU기대+실적호조 덕..에너지-금융주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상승했다. 사흘째 랠리를 이어가며 나스닥지수 3000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1400선을 각각 회복했다. 유럽 부양 기대와 미국 기업 실적 호조 덕이었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1.09포인트, 0.39% 상승한 1만3168.6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5.95포인트, 0.87% 뛴 3015.86을, 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7.12포인트, 0.51% 오른 1401.35를 각각 기록했다.

굵직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공장주문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지표가 다소 악화된 모습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한 정책 부양 기대감이 시장을 계속 끌어올렸다. 주요한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도움이 됐다.

다만 장 끌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감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지수 상승폭을 다소 제한시켰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에너지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유틸리티와 이동통신주 등 방어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체이스 등 주요 금융주들이 2~3%씩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좋은 실적 덕에 시리우스XM라디오가 4.55% 상승했고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의류업체 포슬은 31% 이상 급등했다. 또 장 마감후 발표할 실적 기대감에 디즈니와 프라이스라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도 동반 상승했다. 다만 시장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을 내고 연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 약국 체인인 CVS케어마크는 차익매물에 2% 가까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아울러 홈디포가 US홈시스템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 모두 각각 0.77%, 38.3% 상승했다. 그러나 화이자와 존슨앤존슨은 알츠하이머 치료신약이 2차 임상실험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소식에 동반 하락했다. 대표 기술주인 구글과 애플도 약보합권에 머물었다.

◇ 융커 의장 “그리스 유로존 이탈, 감당할 수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모임인 유로그룹을 이끄는 장 끌로드 융커 의장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가 바람직하진 않지만,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날 룩셈부르크가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융커 의장은 독일 공영 서부독일방송(WDR)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 그렉시트는 유로존 국가들이 관리 가능한 과정”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해도 유로존에는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이는 지난 7월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이 “그렉시트에 대한 공포를 잊은 지 오래됐다”는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보다는 유로존의 위기 대비태세가 견고해졌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과거처럼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융커 의장 역시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그리스 국민들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며 유로존에도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결코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를 깔았다.

아울러 그는 그리스에 대한 독일의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유로화가 없다면 정치적으로 우리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라며 “독일인들과 많은 독일 언론은 그리스가 존중받을 자격이 없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 ‘환율방어 총력’ 스위스, 외환보유고 또 사상최대

유로존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강세를 이어가는 스위스프랑을 방어하는데 총력전으로 펴고 있는 스위스의 외환보유고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는 지난 7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4060억스위스프랑(4197억달러)로, 6월말의 3650억프랑에 비해 한 달만에 410억프랑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외환보유고 증가는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프랑화의 추가 절상을 막기 위해 수백억프랑을 유로화 등의 매입에 쏟아부은 탓이다. 현재 SNB는 현재 스위스프랑을 유로화대비 1.20프랑에 맞춰놓고 이를 지지하기 위해 방어전에 주력하고 있다.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인해 스위스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4월 이후에만 무려 71%나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투자자들은 스위스의 방어선인 1.20프랑에 맞춰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엘자 리그노스 RBC캐피탈마켓 외환 애널리스트는 “SNB가 최근 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적은 8월에도 이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SNB는 최근 들어 과거와 같이 적극적으로 유로화를 매입하는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고 내 유로 자산 비중이 60%까지 올라온 만큼 추가 확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성장둔화’ 페이스북, 결국 英서 온라인도박 진출

최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페이스북이 매출과 이익 확대를 위해 결국 영국을 시작으로 온라인 도박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유저들이 실제 돈을 걸어 돈을 딸 수 있는 빙고게임 어플리케이션을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시한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18세 이상 성인들만 사용 가능하다. 영국 현지 게임업체인 게임시스와 함께 조인트벤처로 ‘빙고 프렌지(Bingo Friendzy)’ 앱을 내놓는 페이스북은 수주일내로 슬롯머신 게임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줄리엔 코도니우 페이스북 유럽-중동-아프리카 게임부문 대표는 “게임시스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그들은 게임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고객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박 게임을 더 늘리기 위해 다른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블랙잭과 룰렛게임 등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합의되거나 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코도니우 대표는 “영국에서 도박은 매우 인기가 높으면서도 규제가 잘 되고 있는 분야로, 수백만명이 빙고 게임을 즐기면서 이는 이미 사회적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킹서비스(SNS)업체들이 온라인 도박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페이스북의 최대 게임 파트너인 징가 역시 내년에 포커와 빙고, 슬롯머신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영국외 다른 국가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커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미 소비자신용 8개월 최저..민간소비 위축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신용이 예상보다 덜 늘어났다. 증가폭은 8개월만에 가장 저조했다. 신용카드 사용이 줄어든 탓으로, 소비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중 미국의 소비자신용이 전년동월대비 64억6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110억달러 증가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었다. 또 앞선 5월 소비자신용 증가폭도 167억달러로 소폭 하향 수정됐다.

세부적으로는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하는 리볼빙 신용이 37억달러 감소한 반면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할부 등 비리볼빙 신용은 101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조너선 베이실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미래에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때에나 돈을 빌리려고 할 것”이라며 “지난 몇 개월간 리볼빙 신용은 불규칙하게 변동하고 있는데, 그 만큼 소비심리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