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훈풍]①고용·주택 `냉골` 벗어났다

by이정훈 기자
2011.11.17 01:03:09

기업해고 `정점`..민간주도로 고용도 `기지개`
주택 체감경기 호전..판매증가 확인 필요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로존 재정위기 불안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서도 미국경제는 갈수록 회복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던 고용과 주택경기 개선이 자리잡고 있다.

다만 고용과 주택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수준에 불과한 만큼 실업률이 실제 하락하고 주택 판매가 늘어나는 시점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 고용경기, 회복 조짐 보인다

굳이 비교하자면 주택보다는 고용경기 회복 기대가 좀더 높은 편이다. 경기가 살아날 징조를 보이면서 미국 기업들은 해고를 줄이고 있고 채용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실제 최근 직장을 잃고 새롭게 실업수당을 청구한 건수는 지난달 첫주부터 내리 5주일째 감소세다. 특히 지난주에는 39만건까지 내려가 4월 이후 무려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10월 실업률은 9.0%로, 한 달전에 비해 0.1%포인트 내려가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기업들의 채용도 늘어날 분위기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공개한 지난달 미국 민간 순고용은 11만명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 넘었고, 노동부가 발표한 비농업 취업자수는 8만명 증가로 부진했지만 8~9월 수치가 크게 상향 조정됐고 민간부문 고용은 양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말 현재 미국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구인대상 일자리가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구인건수는 전월대비 22만5000명 증가한 335만명으로, 금융위기가 최고점이던 리먼 파산사태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았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경기가 드디어 더딘 회복세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향후 추세적 회복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있다.



FTN파이낸셜의 린제이 피그자 이코노미스트눈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서서히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고 실업률도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아직은 실업률을 크게 낮출 만큼 좋은 수치는 아닌 만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주택경기, 기대는 높아졌다

반면 주택경기는 아직 확실한 회복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주택시장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주택시장지수는 11월에 20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18을 웃돌았고 작년 5월 이후 1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달째 연속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NAHB의 데이빗 크로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두 달 연속으로 체감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가계소득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호조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 지수가 기준치인 50선을 넘어야만 건설 경기가 확장세를 보인다고 판단할 수 있는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 주택시장지수는 지난 2006년 4월 이후로 단 한 번도 50선을 넘지 못했다.

NAHB의 밥 닐슨 회장도 "미국경제 불안과 높은 압류건수로 인한 주택 공급 증가 등으로 인해 건축시장이 어려움에 처해있어 전반적인 수치들은 아직 낮은 편"이라며 "은행 대출도 제한돼 잠재적 구매자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주택경기를 보여주는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등 판매지표도 지난 10월에 부진했던 만큼 11월부터 개선이 가능한지 지켜보는 게 중요해졌다. 오는 17일 기존주택, 28일에 신규주택 판매가 각각 공개되는 만큼 월말로 가야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