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지은 기자
2011.07.05 07:43:30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Q: "내일 학교에서 체육시험이 있는데요, 높이뛰기 잘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A: "우선 점프가 가장 중요하니 농구화를 사 신으세요, 그리고 허리를 잘 넘기고, 그다음에 다리도 걸리지 않도록 잘 넘기는 게 중요해요"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이다. 과연 이 답변이 내일 시험을 앞두고 있는 질문자에게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답변 자체는 훌륭하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높이뛰기의 기본 기술은 크게 스타트와 도움닫기, 도약, 회전, 착지로 나뉜다. 큰 보폭을 이용해 도움닫기를 한 후 강하게 도약을 한다. 도약과 함께 몸을 회전하면서 어깨를 뒤로 눕히고 허리를 넘긴다. 허리가 바를 넘어갈 때 다리가 올라가면 바를 건드리지 않고 착지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강하게 도약을 하고, 허리를 잘 넘기고, 다리도 걸리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소 허무한듯한 포털사이트의 답변이 정답이었던 셈이다.
말처럼 쉽다면 모두가 `미녀새` 혹은 `미남새`라는 별명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말은 참 쉬운데, 몸이 쉽게 따라가주질 않는다. 비싼 농구화를 신고 어찌어찌 점프에는 성공을 한다 해도, 허리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허리를 넘긴다 해도 다리가 바에 걸려 안타깝게 실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학창시절 이런 경험은 모두가 해봤을 법 하다.
최근 코스피 지수 챠트를 보면 높이뛰기를 하는 선수가 떠오른다. 도움닫기(4거래일 연속 상승)와 점프(60일 이평선 회복 후 큰 폭의 상승출발)까지는 무난히 해냈다. 이 기세라면 허리를 넘기는 것(상승추세 유지)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문제는 다리다. 다리가 바에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다리가 바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리를 다시 올려줘야 한다. 최근 며칠간의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다리를 잘 올려줘야 한다.
안심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며칠간 큰 폭의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국내증시는 장중 내내 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미 증시의 급등 등 대외변수로 인해 출발시 주가가 크게 오르지만, 장중에는 뚜렷한 모멘텀, 즉 내부적인 모멘텀이 없어 추가로 상승폭을 늘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내부 수급이나 주식시장을 강하게 이끄는 주도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점프와 도약을 환상적으로 성공하고, 허리까지 잘 넘겨놓고는 마지막 다리를 올릴 힘이 없다면, 그래서 다리가 바에 걸리고 만다면 점프나 도약도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