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D TV로 미국 `3월의 광란` 불지폈다
by피용익 기자
2010.04.06 13:00:10
20만 관중 NCAA 농구대회서 3D TV 마케팅
다음달 LED 3D TV 미국 출시 앞두고 호평
[인디애나폴리스=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영화 `아바타`로 인해 불붙은 3D 인기가 스포츠로 옮겨가고 있다. 전국적인 뜨거운 열기로 인해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농구 토너먼트에서도 3D의 인기는 확인됐다. 최대 수혜자는 LG전자였다.
LG전자(066570)는 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막을 내린 NCAA 농구 토너먼트에서 3D TV를 앞세운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했다.
NCAA 농구 토너먼트는 올해 준결승·결승전(Final Four)에 20만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대회로, 방송 시청률로 보면 프로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볼 바로 다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NCAA 후원 계약 체결 후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대회에서 대대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4000만여명의 농구 팬들에게 LG전자 3D TV 제품과 LG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노출시켰다. 회사측에 따르면 홍보 효과는 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홍보 효과가 큰 NCAA를 후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LG전자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경영난으로 후원을 중단한 틈을 타 NCAA와 3년간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 외에는 코카콜라, AT&T, 플랜터스, 스펄딩 등이 NCAA를 후원하고 있다. LG전자는 유일한 한국 업체이며 또한 전자 업체다.
LG전자는 이번 NCAA를 통해 미국에 일고 있는 3D 인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면서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을 성공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다.
박석원 LG전자 북미지역본부장은 4일 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가진 미국 특파원들과의 만찬에서 "NCAA는 프로 스포츠에 비해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아마추어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는 NCAA의 엄격한 규정상 후원사들은 경기장 내 광고를 부착할 수 없다. 그러나 LG전자는 4강전 경기가 열린 루카스오일 스태디움 남문(South Gate) 안쪽에 47인치 3D TV를 설치해 주관 방송사인 CBS의 3D 생중계 영상을 농구 팬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CBS의 3D 생중계는 일반 가정에까지 송출되지는 않았지만, 전미 75개 아이맥스(IMAX) 극장에서 상영돼 인디애나폴리스에 오지 못한 농구 팬들도 3D 영상으로 생생한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CBS의 경기 중계에는 LG 브랜드가 반복 노출됐다.
경기가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도심과 경기장 주변에는 LG 로고를 농구공으로 표현한 대형 옥외광고와 건물 외벽광고, 버스광고 등을 설치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LG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또 전국 주요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은 NCAA 로고와 경기 이미지 등을 활용한 포로모션에 적극 참여해 공식 후원사인 LG전자를 지원했다.
이번 NCAA 대회는 첫날부터 이변에 속출하면서 농구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이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LG전자의 브랜드 노출 효과도 커졌다.
명문 조지타운대가 첫날 경기에서 탈락했고, 미주리가 꼴지 네브라스카에 덜미를 잡혔으며, 우승 후보인 빌라노바는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등 올해 NCAA 농구 대회에서는 이변이 유독 많았다.
특히 이같은 이변에 이변을 거듭한 끝에 버틀러가 듀크와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3월의 광란` 열기는 더해갔다.
LG전자는 다음달 미국에 세계 최초 풀(Full) LED 방식의 3D TV인 `인피니아(모델명 LX9500)`를 출시하며 삼성전자(005930), 파나소닉 등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NCAA 토너먼트 중계 방송에 30초 분량의 `인피니아` 출시 광고를 집중적으로 방영하는 한편 경기 이미지를 3D TV로 표현한 배너 광고를 싣는 등 본격적인 3D TV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화면 전체에 1200개의 LED 소자(55인치 기준)를 가득 채운 풀 LED 기술과 1초에 480장의 화면을 구현하는 트루모션 480헤르츠(Hz) 기술을 적용해 빠르게 전환하는 3D 화면에서도 풍부한 입체감을 표현하고 어지러움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 ▲ 켄 어거드 CBS 부사장이 3D 방송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피용익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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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를 비롯한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3D 시장의 저변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정작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인 방송사의 입장은 다소 다른 분위기다.
켄 어거드 CBS 스포츠국 기술담당 부사장은 이날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3D 방송이 게임 체인저(시장의 판도를 바꿔놓는 기술 또는 제품)는 아니라고 본다"며 "방송이 흑백에서 컬러로, SD에서 HD로 바뀐 것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3D 방송은 일부 시청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게임 체인저라기보다는 틈새시장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3D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이 매우 흥미로워하고 있다"며 "트위터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