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본격 턴어라운드 기대감 솔솔

by피용익 기자
2009.10.30 02:49:02

3분기 흑자전환 이어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스마트폰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중점둘 것"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가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모토로라는 29일(현지시간)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같은 전망은 다음달 모토로라가 출시하는 스마트폰 `드로이드`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할 휴대폰으로 꼽히고 있는 시점에 발표돼 더욱 주목된다.

모토로라는 특히 앞으로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혀 경영전략의 방향이 수정됐음을 알렸다.


모토로라는 3분기에 순이익 1200만달러(주당 1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억9700만달러(주당 18센트)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주당 2센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 등이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예상했었다. 

휴대용기기 부분의 영업손실이 전년동기 8억4000만달러에서 1억8300만달러로 줄어든 점이 이번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모토로라는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주당 7~9센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인 6센트를 웃도는 수준이다.

에드 스나이더 차터이쿼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모토롤라는 지난 2년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모든 부문에서 개선된 실적을 보여줬다"며 "특히 휴대폰 부문은 턴어라운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현재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의 공세에 밀려 최근 자국인 미국 시장에서조차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토로라의 북미 시장점유율은 17.3%로, 삼성전자(24.7%), LG전자(22.6%)에 이은 3위다.



모토로라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휴대폰 출하량이 136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의 2540만대에서 40%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점유율 하락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둔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산제이 자 모토로라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휴대용기기 부문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휴대폰 출하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첨단 휴대폰을 전면에 내세우는 반면 수익성이 없는 휴대폰은 철수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내년 중에는 휴대폰 부문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드로이드`
모토로라는 다음달 출시되는 스마트폰이 회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에 비해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모토로라의 자 CEO는 "스마트폰 출시는 회사의 재무적인 측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모토로라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채용한 스마트폰 클릭과 드로이드를 각각 T-모바일과 버라이존을 통해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드로이드는 아이폰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춘 데다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을 통해 출시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휴대폰은 아이폰과 같은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했으며, 아이폰에는 없는 쿼티(QWERTY) 키보드와 위젯, 멀티태스킹, 배터리교체 기능을 지원한다.

매트 톤튼 에비안증권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략을 이동하는 데 성공한다면, 향후 4~6개월 동안 눈에 띌만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