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소비심리 회복에 고무..다우 2.3%↑

by지영한 기자
2009.05.27 05:19:59

5월 소비자신뢰지수 `서프라이즈`..뉴욕증시 닷새만에 반등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닷새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북한 핵실험 악재를 단숨에 상쇄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96.17포인트(2.37%) 상승한 8473.4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8.42포인트(3.45%) 오른 1750.43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3.33포인트(2.63%) 상승한 910.33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엔 약세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된데다,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연거푸 단거리 미사실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그러나 나흘 연속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뉴욕증시는 개장초 소폭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중 발표된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기대 이상으로 개선된 것이 확인되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상승폭을 크게 확대했다.



애플이 6% 넘게 상승하며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다. 모간스탠리가 애플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모간스탠리는 이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애플이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분명한 리더로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이 향후 몇년간 이익성장성을 견인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애플의 라이벌이자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생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도 6%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BMO 캐피탈 마켓츠가 강력한 `제품구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72달러에서 82달러로 상향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기술주이자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IBM도 3% 가까이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일조했고, 시스코시스템즈 구글 델 인텔 등 주요 기술주들도 2~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들도 반등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JP모간체이스가 6% 넘게 상승한 가운데 씨티그룹은 3% 가까이 올랐다. 웰스파고도 5%대의 오롬세를 보였고 선트러스트도 2% 가량 올랐다. 



파산보호 결정여부를 앞두고 제너럴 모터스(GM)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주가는 보합세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엔 투기적 거래가 극성을 부리면서 일중 등락폭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GM은 채권단과 노조의 양보를 얻어내 다음주 월요일까지 납득할만한 생존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만 파산보호를 피할 수 있다.



미 언론들은 이날 GM이 퇴직자의료보험(VEBA)에 출연하는 회사 지분이 당초 39%보다 크게 줄어든 17.5%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GM은 VEBA에 또 17.5%의 지분과 더불어 연 9% 배당하는 65억달러 규모의 우선주와 2013년,2015년,2017년 3차례 만기가 도래하는 25억달러 규모의 채권과 GM의 보통주 2.5%를 인수할 수 있는 주식매입권(워런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선 노조와의 협상이 당초보다 잘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GM의 주가가 장중 25%나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자정까지 일정으로 진행중인 GM과 채권단과의 부채조정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GM은 보합권까지 주가가 다시 밀렸다.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5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54.9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예상했던 시장의 컨센서스인 42.6를 크게 앞섰고,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던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5월 지수는 전월 40.8(수정치)에 비해 14.1포인트나 급등했다. 이같은 상승폭은 2003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지수는 지난 2월을 단기바닥으로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3월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고용불안이 다소 진정될 것이란 심리가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조사 결과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현재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는 전월 25.5에서 28.9로 상승했다.

특히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ExpectationsIndex)는 72.3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20대 대도시지역 단독주택 집값을 집계해 수치화한 3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비 18.7%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에선 18.3% 하락이 예상됐다.

다만, 미국의 10대 및 20대 대도시 집값은 2007년 10월 이후 사상 최대 하락폭 행진을 올 1월까지 지속했지만, 2월 이후론 소폭이나마 주춤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지표가 말해주듯이 미국의 집값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실직 가정 등을 중심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가 늘면서 은행들이 주택을 차압해 헐값으로 내놓고 있고, 이로 인해 집값이 악순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