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5.10.13 05:32:28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12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동반 하락했다.
전날 장마감후에 나온 애플 컴퓨터의 실망스런 매출실적과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소식으로 기술주들의 두드러진 약세가 이날도 이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사흘째 하락, 5개월만에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유가가 속등, 배럴당 64달러대로 올라선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금리인상 행진을 지속할 뜻을 재확인, 경기 둔화와 기업실적 악화 우려감이 전통주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지수들은 장중 이렇다할 반등시도조차 하지 못한채 힘없이 흘러 내렸다.
다우지수는 오전장까지 강보합권을 지키는 듯했으나, 시장 전반에 만연한 경계심리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0.35%, 36.26포인트 하락한 1만216.91, 나스닥지수는 1.15%, 23.62포인트 떨어진 2037.47, S&P500 지수는 0.61%, 7.19포인트 하락한 1177.6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5월18일(2030.65)이후 가장 낮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4억8653만주, 나스닥에서 20억2304만주로 비교적 많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20대76, 나스닥에서는 23대72였다.
고유가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분석에 따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0.9%, 59센트 상승한 배럴당 64.12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AMD 실적 대폭 개선 불구 급락
아이팟 신화의 톱스타 종목 애플이 4.5% 급락했다. 지난 3분기중 순이익은 예상보다 좋았지만, 매출이 기대만큼 많이 늘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자 매물이 쏟아졌다.
AMD는 순이익과 매출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12.5% 추락했다. 최근 석달간 꾸준한 주가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일기 시작한 와중에 이윤율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익실현 빌미가 됐다.
◆"AMD의 실적 호조는 인텔에 악재"
어쨌든 AMD의 실적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고, 이는 선두업체 인텔의 부담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프루덴셜 에쿼티 그룹은 인텔(INTC)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 목표가격도 종전 31달러에서 20달러로 대거 낮췄다. 전날 인텔 종가는 23.42달러였다. 인텔은 0.8% 하락했다.
인텔 악재까지 가세함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 떨어졌다.
인터넷 관련주들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CBOE 인터넷지수는 1.6% 하락했다.
◆증권주, 소매주, 건설주, 유틸리티주 약세.."고유가에 고금리"
중저가 백화점 업체 콜스(KSS)와 역시 할인형 백화점 업체 TJX는 각각 1.1% 및 3.4% 하락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고유가 충격으로 인해 두 회사와 같은 유통업체의 실적 예상이 광범위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S&P 소매업지수(RLX)는 1.1%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로 실세금리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증권주들의 낙폭이 확대됐다. 아멕스 증권업지수(XBD)는 2.3% 급락했다.
채권과 수익률 경쟁을 벌이는 유틸리티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존스 유틸리티 지수(DJU)는 2% 하락했다.
역시 금리 민감주인 주택건설업 종목도 두드러진 약세다. 필라델피아 주택건설업 지수는 1.6% 떨어졌다.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석유 관련주들은 급락세를 나타내는 등 시장 반등을 이끌만한 주도업종이 부재했다. 아멕스 석유업지수(XOI)는 2.1% 하락했다.
콜레스테롤 약품 `리피터`에 대한 특허권을 지키게 된 파이저(PFE)가 2.2% 상승하며 다우지수 낙폭을 줄여줬다.
도이치뱅크가 `보유`로 의견을 상향한 GM도 1.1% 올라 이틀째 반등했다. 이날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이 이끄는 트라신다 코프는 GM 지분을 9.9%로 0.4%포인트 확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