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5.07.06 07:22:03
[조선일보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혜성 탐사선이 지난 4일 성공적으로 혜성 템펠1에 충돌하면서, 유럽우주국(ESA)이 추진 중인 로제타(Rosetta)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로제타 계획은 혜성 분석으로 우주의 신비를 밝힌다는 NASA의 딥임팩트 프로젝트와 목적을 같이 하지만 혜성에 직접 착륙선을 안착시킨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 우주의 신비를 밝힐 혜성 탐사에 한 발 더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NASA의 혜성 탐사 모선인 딥임팩트호가 전송하고 있는 사진들로부터 혜성 핵의 내부 구조, 구성물질의 강도 등에 대한 새 정보를 얻게 되면, 혜성 착륙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진 분석에 의존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혜성 지표면과 내부 광물질에 대한 분석이 급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NASA측은 5일 사진분석 결과, 충돌 당시 수천㎞ 높이의 불기둥 2개가 시간차를 두고 치솟은 것과 관련, 혜성 내부가 부드러운 표면층과 딱딱한 내부층 등 2개 구조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가 정보는 로제타의 착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SA가 1993년부터 시작한 로제타 계획에는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ESA는 11년의 준비작업 끝에 2004년 3월 2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탐사선 로제타를 아리안5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2.8m×2.1m×2.0m 박스 모양의 로제타는 탐사 대상인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까지 10년 동안 70억㎞를 여행한 뒤, 2014년 11월 착륙선 파일래(Philae)를 발사하게 된다. 1969년 발견된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6.57년을 주기로 시속 10만㎞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핵의 지름은 4㎞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지하 20㎝까지 뚫을 수 있는 드릴을 장착한 100㎏짜리 착륙선 파일래는 혜성에 안착한 뒤 혜성이 태양에 접근해 가는 2015년 한 해 동안 각종 광물들을 수집, 혜성에 있는 휘발성·내화물질의 특성과 관계 분석 등 우주 신비를 풀기 위해 집중적인 탐사활동을 벌이고, 같은 해 12월 임무를 종료할 계획이다.
ESA의 로제타 계획은 우주 탐사 사상 최대인 12억5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가 소요되며, 이는 이번 딥임팩트 경비 3억3000만달러의 약 3.8배에 달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