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人]“韓 ‘차이나 디스’ 아쉬워…나스닥서 윙입푸드 가치 보일 것”

by이정현 기자
2024.03.11 05:40:00

코스닥 상장한 中육가공기업, 나스닥 상장 도전장
고질적 저평가 현상 해소 및 신성장동력 재원 확보
현지 로드쇼 등 거쳐 5월 이후 상장 예상

[중산(중국)=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통해 차이나디스카운트(China Discount)를 극복하고 윙입푸드(900340)의 기업가치를 회복하겠다.”

코스닥 상장사인 윙입푸드가 한국 증권시장 진출 6년 만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는 지난 7일 중국 광둥성 중산시에 있는 윙입푸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윙입푸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정당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젊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건실하게 성장 중에 있으며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이를 확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사진=이정현 기자)
윙입푸드는 지난 6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DR(주식예탁증서)상장한다고 공시했다. 상장예정주식은 600만주로 예정했으며 상장 예정일은 5월31일, 예탁기관은 도이치뱅크다. 발행가액은 이사회결의일 전일(3월5일) 종가 기준으로 985원으로 기대되어 있으나 실제 발행가액은 미국 DR 발행 절차 과정에서 현지 진행되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확정한다.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윙입푸드가 나스닥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가 목적이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한국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계 기업의 주식이 평가절하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 한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투자금만 챙기고 자진 상장폐지하거나 분식회계 등으로 퇴출 당하는 등 일탈 행위가 이어지면서 ‘중국 상장사’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더라도 중국기업이면 기업 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됐으며 윙입푸드 역시 기업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윙입푸드는 중국식 소시지(살라미)를 생산하는 육가공 기업이다. 청나라 시기인 1886년 창업 이후 140년 이상 중국 광둥성에 터를 잡고 비즈니스를 펼쳐온 100년 기업이다. 회사의 간판이자 4대 계승자인 왕 대표를 비롯해 누나이자 최대주주인 왕정풍 이사를 중심으로 가족경영을 펼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 및 실적, 재무상태를 갖췄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동전주’(주당 1000원 미만의 주식)로 전락했다.



왕 대표는 “소수 기업의 일탈 때문에 윙입푸드를 포함해 견조하게 성장 중인 다른 중국 상장사들이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한교류가 막히면서 경영 관련 정보를 한국에 알리지 못한 것도 차이나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윙입푸드는 나스닥 상장의 목적으로 해외기관 투자자 확대를 통한 △생산설비 확충 및 효율 극대화 △대체육 등 신규 사업 진출 △연구개발 투자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15년 이후 매년 15%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는 성장세를 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22년 기준 윙입푸드의 연간 매출액은 8억8000만 위안(한화 약 1686억원) 수준이다.

왕 대표는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윙입푸드를 중국 내수 중심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육가공 기업들과의 협업과 광둥식 중국 음식 프랜차이즈 사업도 염두하고 있다. 그는 “윙입푸드는 140년간 중국식 소시지 제조업을 이어오고 있으나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해야할 시점”이라며 “윙입푸드의 전통적인 DNA를 유지하면서 밀키트 및 냉동식품 개발부터 건강식 혹은 비건 소비자를 위한 대체육 개발 등 신성장동력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가 재평가된다면 투자자의 투자가치실현도 가능해 질 것이며 이후 경영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