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도 가격 내렸다…테슬라發 '가격인하 전쟁' 격화
by김상윤 기자
2023.01.31 05:52:18
전기차 머스탱 마하-E 최대 8.8% 할인
테슬라 SUV ‘모델Y’ 비슷한 가격대 형성
전쟁 합류했지만 이익 적거나 손해볼 수도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포드자동차도 전기차 가격 인하 전쟁에 합류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지난해 말부터 연이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서 ‘치킨게임’ 방아쇠를 당기자,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 포드의 ‘머스탱 마하-E’ (사진=포드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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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포드 자동차가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1.2~8.8% 인하하기로 결정 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이 차량을 이전에 비해 최대 약 5900달러(725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포드는 “부품 공급망 효율화 등을 통해 전기차 생산비를 절감하면서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면서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특히 이번 가격 인하는 급속히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자사 전기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를 의식한 대응조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린 쟈자 포드 전기차사업 부문 최고고객책임자(CCO) “우리는 아무에게도 마당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와 가격전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7.6%의 점유율로 테슬라(65%)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2020년 말 출시한 머스탱 마하-E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로, 테슬라 모델Y의 경쟁 모델로 분류된다. 테슬라는 모델Y가격을 최대 20% 할인했는데, 가격이 기존 6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로 내려갔다. 머스탱 마하-E도 이번 가격 인하로 테슬라 모델Y와 비슷한 5만3000달러대로 가격이 조정된다.
포드도 전기차 가격인하 대열에 합류했지만, 테슬라 만큼 충분히 ‘실탄’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낮은 편이다. 다른 완성차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약 5~10%대에 불과한 반면, 테슬라는 영업이익률이 10% 중후반대에 달한다. 꾸준히 공장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끌어내린 ‘혁신’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낮추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반면,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이익을 포기하면서 가격인하에 적극 합류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경쟁업체들은 전기차를 팔아도 이익이 극도로 적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테슬라가 단행한 가격 인하는 경쟁업체들의 가격 전쟁을 촉발하는 동시에 이들업체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