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품질 높이고 원가 낮춰…"데이터로 더 스마트해질 것"
by함지현 기자
2022.08.09 05:20:00
[중소기업 생존키워드 스마트공장]②스마트공장 현장 가보니
자동화 넘어 데이터 축적 중…AI 분석 도입 통한 효과 기대
구축 기업, 평균 생산성 29%·품질 42%↑…원가는 15%↓
아쉬움 토로하는 현장 목소리도…"예산 한정·과정 복잡"
[(여주·성남)경기=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머지않아 무인 자동화 설비와 AI(인공지능) 시스템이 설비·공정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고, 데이터로 모든 공정을 지능화할 수 있을 겁니다.”(김시현 코맥스 생산부문 부문장)
인터폰 등을 생산하는 코맥스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바로 스마트홈 월패드(벽에 부착한 터치형 인터폰) 검사 자동화를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선 것이다. 실제 공장을 방문해보니 이미 납땜 업무나 포장 등은 자동화해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았다.
여기에 ‘스마트공장’에 걸맞은 검사 자동화 장비를 도입 중이다. 검사를 원터치로 가능하도록 고도화하고, 어떤 항목에서 오류가 나는지 데이터도 쌓는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부적합제품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향상되고 터치 감도 표준화와 계량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40%가량 도입한 수준이며 오는 11월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 코맥스 직원이 스마트홈 월패드 압착공정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코맥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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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원가는 낮추는 등 경영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초기부터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기업들도 있다. 궁극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활용하면 관련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1만2660개 업체들을 분석한 결과 생산성이 평균 29.4% 증가했고 품질도 42.8% 개선됐다. 원가는 15.9% 감소했고 산업재해는 4.9% 줄어드는 등 성과도 냈다. 고용은 평균 1.5명 늘었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코맥스 역시 SCM(공급망관리) 공정 자동화로 자재 수급을 안정화했을 뿐 아니라 납기준수율도 100%를 달성했다. 생산성은 30%가량 높아졌고 수율은 99.8%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고도화1 지원사업에 참여한 에너토크도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된 경우다. 이 회사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뒤 핵심 제품인 기어 케이스 가공 생산성은 136% 올랐고, 모델 변경 자동화로 설비 교체시간도 12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했다.
산업용 밸브 자동화를 위한 전동 액추에이터 공장을 방문해보니 가공을 하기 전 소재 단계서부터 제품화까지 MES(생산관리시스템)를 통해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었다. 기존에는 서류작성, 결제 등을 거쳐야 했던 과정을 자동화하니 공정별로 발생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작업을 지시하거나 추적관리까지 가능해졌다.
여기서 쌓인 데이터는 양질의 제품 생산과 품질 관리에 유용하게 사용한다. 가공 빅데이터 수집을 통한 통계적 품질관리(SPC) 적용으로 품질 향상과 불량 사전 예방 효과도 봤다. 안영기 에너토크 생산본부장은 “이전까지는 사람이 경험을 토대로 절삭률을 조정하고 설비 장치를 교체했지만, 앞으로 빅데이터가 쌓인다면 AI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애너토크 작업자가 MES(생산관리시스템) 데이터를 확인하며 제품을 제작하는 보습(사진=함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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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장에서 스마트공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예산이 한정적이고 과정 자체도 중소기업으로서 감당하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기업 A사 임원은 “중기부 스마트공장 지원 공고를 본 뒤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미 신청이 마감되고 예산이 조기에 소진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아직 신청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기부가 스마트공장에 지원하는 연도별 투입예산은 2019년 3626억원에서 2020년 423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002억원, 올해 3089억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기부로부터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B사 관계자도 “스마트공장 지원 기간이 6개월이다.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6개월 만에 도입 작업을 마치고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통상 정부 프로젝트는 2∼3년을 단위로 한다. 스마트공장 지원 역시 연차사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스마트공장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스마트공장은 지능화 수준에 따라 레벨 1~5단계로 구분한다. 이와 관련 △1~2단계는 일부 공정 자동화 △3단계는 실시간 생산정보 수집·관리 △4단계는 생산 자동화·최적화 △5단계는 개별 소비자 맞춤형 자동생산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공장은 대부분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공장은 이제 자동화를 넘어 고도화 단계를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노사가 스마트공정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정부는 부족한 점과 애로를 해결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