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분주한 은행권…점포 폐쇄는 가속화

by노희준 기자
2022.04.19 05:00:00

거리두기 해제 따라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
재택근무·분산근무 해제 등 근무 정상화 시작
점포 폐쇄도 가속화…상반기 폐쇄 점포만 지난해 61%
7월에만 신한 20개·국민 21개 폐쇄 예정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은행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1시간 축소했던 영업시간 확대를 검토한다. 다만 코로나19와 디지털 금융화로 촉발된 점포폐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혁신 점포나 공동점포 운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계좌개설이나 대출서비스 등 일부 기능이 제한돼 점포 폐쇄 공백을 100%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기존 영업시간보다 전후 30분씩 1시간 단축돼 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2020년말 수도권을 시작으로 영업점 운영시간을 조정해왔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부터 해제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영해 19일부터 열리는 산별중앙교섭에서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또 재택근무를 출퇴근 근무로 전환하거나 감염예방 조치 등을 완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대체사업장(분산근무) 근무 운영을 중단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재택근무와 분산근무를 이미 끝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본점의 원격근무는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시국 상황에서 최소화했던 영업점과 본점의 해외출장 및 여행을 가능토록 조치했다. 신한은행은 당분간 현재 재택근무 등을 포함한 본부부서 이원화 근무(30%)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은행들은 2020년 2월말부터 본부 인력의 최소 20%를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은행권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근무 정상화 전환 등에 나서고 있지만 점포 폐쇄 속도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강남중앙(서울 강남), 이매동(경기 분당), 울산중앙(울산) 지점 등 총 20개 점포를 7월 18일에 통폐합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7월 11일에 갤러리아팰리스(서울 송파), 독립문(서울 서대문), 석남동(인천) 등 21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각각 48개와 38개 점포를 폐쇄했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아직 하반기 점포 통폐합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은 금융당국 점포 폐쇄 가이드라인에 따라 90일 이전에 점포 폐쇄를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

KB국민(38개)·신한(48개)·하나(17개)·우리(41개)·NH농협(1개)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총 145개 점포를 정리하거나 통폐합할 계획이다. 지난해 5대 은행이 폐쇄한 점포 237개의 61%에 달한다. 올해 정리될 점포 수를 상반기의 단순 2배라고 가정하면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권 점포 폐쇄는 2018년 23개에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 2021년 311개로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부터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은 점포 폐쇄 속도를 조절하기보다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편의점·슈퍼마켓과 손잡은 디지털 혁신 점포(하나·신한은행 등)나 타 은행과의 ‘점포 공유’(하나·산업은행), 디지털 무인점포(우리은행) 등이 그것이다. 다만, 혁신점포가 점포 폐쇄 공백을 일정 부분 메워주지만, 계좌개설과 대출상담 등에서 고령층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실제 상담을 넘어 서비스 실행까지 이뤄지지 않는 등 보완할 점이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 폐쇄는 코로나19가 가속화 한 측면이 있지만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대와 점포 효율화 추진에 따른 근본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혁신 점포도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라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