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복 공습에 2차 테러 가능성 고조…서방국 속속 철군
by김무연 기자
2021.08.29 08:27:50
IS 관계자 2명 사망, 1명 부상…지속적인 공격 예고
바이든 “24~36시간 내 2차 테러 발생 가능성” 언급
英·伊·獨 등 서방 동맹군 철군 완료…육로 탈출 도울 것
아프간 난민 파키스탄으로 몰려…파키스탄 난색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군이 예정대로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카불 공항에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했던 IS-코라산(ISIS-K, IS의 분파)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에 따라 IS-코라산의 2차 테러 위협도 급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보복 공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IS-코라산의 2차 테러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철군 시한까지 미군과 IS-코라산의 충돌이 예상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아프간에 쏠리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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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무인 항공기(드론)을 이용해 IS-코라산 지도부를 타격했다. 미국 국방부에 이번 공습으로 카불 공항 테러를 기획한 IS-코라산 고위급 관계자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부상입혔다. 미국 국방부는 “목표물을 제거했으며 민간인 희생자는 없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IS-코라산의 테러가 발생한 직후 신속하게 진행됐다. 앞서 지난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IS-코라산의 주도로 자살폭탄 테러가 이뤄졌다.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여명이 숨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IS-코라산에 보복을 천명했다.
공습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관여한 어떤 이라도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카불에서 벌어진 우리 군대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공격에 책임 있는 집단을 추적하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왔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추가 공습을 예고하면서도 IS-코라산의 2차 테러 위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ISIS-K가 테러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능력을 일부 상실했다”라면서도 테러 위협은 여전하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브리핑에서 군 수뇌부에 “향후 24~36시간 안에 2차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 탈레반 최정예 바드리313 부대원이 카불 공항 인근을 지키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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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IS-코라산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자국민 및 아프간 난민 탈출을 돕던 서방 동맹국도 속속 철군을 마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8일을 끝으로 수송 작전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영국군 요원을 태운 마지막 비행편이 카불을 떠났다”라면서 아프간인 통역사 1천100명과 영국인 150명 등이 남겨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독일도 지난 26일 카불 공항에서 군 항공기로 자국민과 아프간 현지 협력직원을 빼 오는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 이탈리아 또한 27일 자국 외교관과 군인, 아프간 시민 등을 태운 마지막 대피 항공편 C-130이 카불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스위스 등도 아프간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
철수 작전 종료 이후에도 영국 등은 육로나 항로로 대피를 원하는 사람은 적극 돕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아프간 난민들은 하늘길이 막히자 국경이 인접한 파키스탄으로 몰려드는 상황에 파키스탄 당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은 이미 30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였다”며 “우리 경제가 추가 유입 난민을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IS-코라산의 테러 위협에 그동안 적대 관계였던 탈레반과 손을 잡았다. 프랭크 맥캔지 미군 중부 사령관은 “탈레반을 가능한 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용해야 한다”라면서 “탈레반과 미국은 이제 공동의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