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추천작]환호· 기립 없었지만..코로나 상흔 치유한 '예술의 힘'
by윤종성 기자
2021.08.19 05:0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공연계는 올해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초토화됐던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상궤도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공연장 운영시간 제한과 환호, 함성, 기립 금지 등 더 엄격해진 방역 수칙은 공연계의 암울한 현실을 대변한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며 예술의 힘을 보여준 작품들은 여럿 나왔다. 이 작품들은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상흔을 치유하는 치료제가 됐다.
| 연극 ‘카르타고’(왼쪽)와 발레 ‘더 라스트 엑시트’의 공연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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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부문에서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의 ‘비틀쥬스’가 힘든 일상에서 한줄기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정통 뮤지컬 코미디의 힘을 보여줬다. ‘레드북’은 드라마와 음악의 뮤지컬적 결합의 진수를 선보이며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연극 부문에서는 우리 사회의 복지 시스템을 돌아본 신진호 연출의 ‘카르타고’가 시의성과 무대적 완성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극단 신세계의 ‘생활풍경’은 진지하고 심각한 사회적 이슈를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감각으로 풀어낸 솜씨가 돋보인 수작이다.
클래식 부문에서는 예술의전당의 ‘2021 교향악축제’는 주요 음악축제들이 줄줄이 취소·축소된 상황에서 10년 내 최대 규모로 치뤄져 주목받았다. 클라라 주미 강의 ‘바흐 무반주 전곡’은 음악적 깊이를 보여준 무대였다. 콘서트 부문에서는 자우림의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가 대형 콘서트의 갈증을 풀어줬고, 블랙핑크 ‘YG 팜 스테이지 - 2020 블랙핑크 : 더 쇼’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감으로 주목받았다.
전자음악과 협연한 경기시나위 오케스트라의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명상 콘서트 형식의 정가악회 ‘풍류재-침묵을 위한 노래’는 시선을 붙든 국악 공연들이다. 무용 부문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다룬 서울와이즈발레단의 ‘더 라스트 엑시트’, 진정한 소통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진 YJK 댄스프로젝트의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가 박수를 받았다.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은 오는 10월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앞두고 추천작을 냈다. 올해 선보인 6개 부문 공연예술작품 가운데 두 작품씩을 선정, 연극·국악·무용과 클래식·뮤지컬·콘서트로 나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