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안고 코스피 달릴 수 있을까

by이지현 기자
2021.07.13 02:30:00

中 지준율 호재 델타 변이 악재가 상쇄
美 파월 발언에 위험 선호 영향 줄 듯

[이데일리 이지현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한 주를 상승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전환할 지 모른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지난주 장중 3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예정된 변수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시장 색깔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52포인트(0.89%) 오른 3246.47로 마감했다. 외국인(341억원)과 기관(2198억원)이 순매수하며 1%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개인은 2279억원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투자 심리를 개선하면서 코스피 리스크온(위험 선호) 기조가 회복됐다”라고 설명했다.

표=마켓포인트 제공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지준율을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통화정책기조에 변화를 준 것이다. 시장에는 1조 위안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다소 변화할 것”이라며 “전략의 변화는 불필요하지만, 경기민감주 내에서 중국 소비 관련주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4차 유행 중인 코로나19로 소비 관련주는 기대만큼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700명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7일 1212명으로 폭증한 이후 이날까지 6일 연속 1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만 1100명이나 된다.

백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주목받은 소비관련 주는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상승 동력을 잃은 것이다. 여행 대장주 하나투어(039130)는 지난 6일 종가기준 8만17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4차 유행 이후 이날 7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4.65%(3800원)나 하락한 것이다. 호텔신라(008770)도 같은 기간 4.01%(3900원) 하락한 9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051900)은 1.65%(2만9000원) 내림세를 보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델타 바이러스 유행이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어렵고 오랫동안 함께 지내야만 하는 바이러스라는 걸 시사했다”며 “코로나19 수혜주가 재부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각)로 예정된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반기 통화정책 관련 하원 청문회 증언도 주목해야할 변수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점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이 어떻게 정리되고 있는 지 점검할 수 있어서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기조를 어떻게 언급하는지가 이후 시장의 위험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