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勞]음주·뺑소니 사건, 구호조치 의무가 핵심

by신민준 기자
2021.07.03 06:00:00

형법상 살인죄와 유사한 형량의 중대범죄 해당

[정영재 더드림법률사무소 변호사] 지난달 2일 충청남도 서산시 한 도로에서 5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야간에 자전거 라이딩에 나선 30대 남성 2명을 덮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는데요. 가하 차량 운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조치의무도 이행하지 아니하고 도주했다가 다른 차량에 충돌하는 등 2차 사고를 낸 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은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ㆍ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해 형법 제268조의 죄(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해 소위 뺑소니의 처벌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법 제1항 1호에서는 뺑소니 운전자에 대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죄는 형법상 살인죄와 유사한 형량으로 처벌할 만큼 중대 범죄에 해당합니다.



특히 해당 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입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사고차량의 운전자는 즉시 정차의무, 사상자 구호의무, 기타 필요한 조치의무와 인적사항 제공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구호조치는 반드시 사고 운전자 본인이 직접 할 필요는 없고 상황에 따라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다만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했는데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면 △사고 현장을 이탈하기 전에 피해자에 대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거나 피해자 일행에게 자신의 인적 사항을 알려주고 근처에 있던 택시 기사에게 단순히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하더라도 구호조치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앞선 사건과 같이 운전자가 사람을 사상케 하고 도주한 경우 피해자별로 수 개의 도주차량죄가 성립하는데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죄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의 죄는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어 그 처벌의 수위가 더욱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