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갓뚜기'가 만든 '산타스프'를 아시나요
by김민정 기자
2020.09.12 00:15:47
우리나라 최초의 분말스프..오뚜기 ''산타스프''
1970년 6월 출시,...올해로 50주년 맞아
역사 기념 위해 백반디자인과 한정판 굿즈 선뵈
| 오뚜기의 스프 종류 (사진=오뚜기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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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쌀쌀해진 가을날에 따뜻한 스프 한 그릇이면 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다.
스프는 어린 시절 특별한 날 찾았던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주로 식전 애피타이저나 간단하게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했다.
가정에서 스프를 즐기는 문화를 우리나라에 처음 안착시킨 건 ‘갓뚜기’로 불리는 식품회사 ‘오뚜기’다. 올해로 오뚜기스프가 발매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대 미국의 구호물자로 유입된 밀가루가 주식 대용으로 밥상에 올랐고 빵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당시 대표적인 서민음식은 칼국수와 수제비였다.
오뚜기스프는 이런 식습관에 착안해 상품을 개발, 빵과 곁들일 수 있는 메뉴로 국내 최초의 분말스프인 ‘산타스프’를 선보였다.
1970년 6월 출시된 ‘산타스프’는 당시 영문 상표명이 붙여졌던 국내 최초의 사례였다. 특히 제품명에 산타를 활용한 이유는 겨울 제품이란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산타가 주는 선물’이라는 뜻도 내포했다.
| 1980년대 오뚜기 ‘쇠고기 스프’ 광고 (사진=오뚜기 공식 홈페이지 영상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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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식욕을 자극하는 높은 채도는 오뚜기스프 디자인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한몫했다. 오뚜기에서는 현재까지도 빨간색과 노란색이 조합된 패키지 디자인의 분말스프를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스프는 당시 식생활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식생활 향상에도 일조했다. 하지만 스프를 출시할 당시 직접 해본 사람들이 드물어 제품 자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에 오뚜기는 제품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식행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했다.
이후 1972년 10월부터 쇠고기스프, 닭고기스프, 양송이스프 등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면서 제품군을 한층 다양화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졸업식 기념 외식의 단골 메뉴는 자장면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로 오면서 외식 메뉴의 대표 주자는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변화했다.
전국적으로 인기를 끈 드라마인 tvN ‘응답하라 1988’에도 이 당시 모습이 등장했다. 외식을 위해 한껏 차려입은 가족이 경양식집에 방문해 돈까스와 함박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먼저 나온 스프를 먹는다. 이 모습은 요즘 세대에게는 생소하기도 하다.
국내 스프 시장은 1970년 오뚜기가 국내 최초로 스프를 출시한 이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오뚜기는 현재 분말스프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런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음식을 통해 채워지는 행복감을 캐릭터로 표현하는 백반디자인과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다.
지난 7일 출시한 한정판 굿즈(상품)는 벌써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크림 스프 VIP 싱글팩’과 ‘산타스프 VIP 싱글팩’ 두 가지로 나온 이 상품은 밥상·냄비받침·컵받침·마그넷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완전 귀엽다. 1인 혼술상이나 어린이들 밥상에 ‘딱’인것 같다”, “지금 봐도 하나도 안 촌스러운 산타스프, 오뚜기 스프의 첫 이름인 줄 몰랐다. 세련됐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했다. 역시 갓뚜기. 냄비받침이 제일 탐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굿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두란 백반디자인 디자이너는 “오뚜기 스프와 스프 재료들을 캐릭터화 하고 나무 소재를 사용해 따뜻한 스프의 이미지를 더했다”며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소소한 행복감을 주는 식사시간을 통해 위로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굿즈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