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16.07.19 03:00:00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출장 때마다 국내에서 미묘한 사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정도다. 그러나 밖에서 아무리 뛰어난 외교적 성과를 아무리 거둬도 안이 시끄러우면 말짱 헛일이다. 박 대통령이 4박5일에 걸친 몽골 공식방문을 마치고 어제 오후 귀국한 이번에도 또 그런 처지다. 이번엔 사드(THAAD) 미사일방어체계의 경북 성주 배치에 따른 혼돈을 조기에 수습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발등의 불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성주 군민들을 설득하려고 한민구 국방장관과 함께 현지로 내려갔다가 계란과 얼음물병 세례의 곤욕을 치르며 6시간 반이나 극렬 시위대에 갇혔던 사건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총리가 대통령 부재중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는 건 사실상의 국정 공백을 의미한다. 정부는 “통신선이 유지됐으므로 국정 공백은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당시 황 총리는 휴대폰과 국정 현안이 적힌 수첩까지 빼앗긴 상태였다.
박 대통령의 가시적인 대처가 필요한 이유다. 가장 급한 것은 국민 설득이다. 또다시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뒤에 숨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성주 군민들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요긴하다.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관행을 과감히 떨치고 사드 배치의 현실적 측면을 인정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 야권 인사들도 폭넓게 만나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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