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약업계 CEO들의 화두는 '글로벌기업 도약'

by천승현 기자
2016.01.05 06:00:00

동아·녹십자·대웅 등 시무식서 글로벌 공략 강조
유한 등 신성장동력 확보 주문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2016년 새해를 맞아 경쟁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공통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오랫동안 축적한 연구개발(R&D) 노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에서다. 특히 지난해 한미약품의 신약 수출 성과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4일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는 ‘글로벌 기업’을 천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문약 사업 부문 동아에스티(170900)는 지난해 수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영국·독일 등 유럽 5개국에서 발매했다. 자체개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도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24개국에 기술수출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신호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된 이 후 각 사가 전문성을 더하였으며, 전체 매출에서도 수출비중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녹십자(006280) 역시 ‘글로벌’을 강조했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4일 시무식에서 “올해 녹십자는 혈액제제의 북미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어 집중된 전사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R&D 투자 확대 등 적극적인 사업계획을 통해 글로벌 선진 제약사로의 도약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실제로 녹십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녹십자는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을 착공했고 간판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의 미국 허가도 신청했다. 최근에는 세계 4번째 4가 독감백신 허가를 획득하고 해외 시장 공략 채비를 갖췄다.

이병건 녹십자홀딩스 사장(왼쪽 세 번째), 박용태 녹십자홀딩스 부회장 (왼쪽 다섯번째), 허일섭 녹십자 회장(오른쪽 여섯 번째), 조순태 녹십자 부회장 (오른쪽 네 번째), 허은철 녹십자 사장(오른쪽 세 번째) 등과 임직원들이 시무식을 가지고 신년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대웅제약(069620)도 이날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글로벌시장에서 전략적 거점 확대를 통한 수출 활성화를 주요 추진 목표로 선정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선진국 수준에 맞추고 국가별 특화 제품 생산과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여느 때보다 높았다.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000100)은 2016년 경영슬로건을 ‘도전, 미래창조’로 정했다.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되새겨 유한양행의 핵심적인 가치를 계승하고 나아가 제 2의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지속적으로 제도적 변화를 통한 도전을 장려하는 실천 중심의 역동적 조직문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및 투자에도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일동제약(000230)은 올해 경영지표를 ‘밸류업, 혁신과 도약’으로 정하고 신시장 개척과 수익성 혁신 등을 경영방침으로 선정했다.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강도와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며 “비만 등 만성질환 영역, 프로바이오틱스, 글로벌 등 시장 확대를 통해 실질적 도약을 이뤄내자”고 역설했다.

김승호 보령제약(003850)그룹 회장은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조화로움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극대화 해 한계를 극복해 나가자”면서 “과감한 혁신을 통한 체질개선과 빠르고 강력한 실천력으로 올해 목표와 중장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은 지난해 말 열린 ‘2016년 킥오프 미팅’에서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신약의 R&D 활동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새롭게 출시 예정 중인 개량신약 등의 제품들은 각 사업부문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해 주요 품목군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
이성우 삼진제약(005500) 대표이사는 “2016년도 준법경영을 통한 비용통제, 핵심역량 강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전 임직원이 일류 제약기업으로서의 미래를 열어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한편 지난해 대형 신약 수출 성과를 낸 한미약품(128940)은 이날 별도의 신년 행사를 갖지 않고 직원들에 두둑한 ‘보너스’를 챙겨줬다. 임성기 회장이 1100억원의 주식을 직원들에 무상으로 증여했고 별도의 성과급을 포함해 한미약품 직원들은 1년 연봉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