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시프트 가점에 '가구 소득' 반영…저소득층 입주 쉬워져

by박종오 기자
2014.03.20 07:11:06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오는 6월부터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입주자 선정 가점을 따질 때 가구 소득을 반영한다. 재건축 아파트에서 나오는 시프트는 저소득층에게 우선 공급하는 물량을 3배 늘리고, 청약 통장 보유자에게만 입주 신청을 받는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장기전세주택 공급 및 관리규칙’을 개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저소득층의 입주 기회를 넓히고 기존 규칙이 갖고 있는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된 규칙은 오는 6월 시 산하 SH공사가 공급하는 세곡2지구 6·8단지 등 5개 단지(515가구)부터 적용한다.

먼저 동일 순위 내에서 가점을 따질 때 소득 기준을 반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서울 거주기간, 무주택 기간, 세대주의 나이, 부양 가족 수 등 8개 항목만 감안했다. 앞으로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에 따라 가점을 달리 적용해 저소득층의 입주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50% 이하면 5점, 50% 초과~70% 이하면 4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또 서울시가 재건축한 아파트에서 사들이는 매입형 시프트 중 저소득층에게 우선 공급하는 물량을 기존 10%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70% 이하인 입주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매입형 시프트의 입주 자격에는 청약 통장 보유 여부를 추가하기로 했다. 종전에 매입형은 소득이나 자산 기준만 부합하면 입주 신청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설형 시프트처럼 청약 통장이 있어야만 입주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밖에 서울시는 청약예금 가입기간에 따른 가점 상한 기준을 종전 5년에서 8년으로 높이고, 개정한 민법을 반영해 만 20세를 기준으로 했던 성인 기준을 없애거나 다른 용어로 대체하도록 했다. 청약저축이 8년에 걸쳐 96회 이상 납입해야만 가점 5점을 받는데 현행 청약예금은 5년 이상만 가입하면 같은 점수를 주도록 해 불거진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개정한 규칙이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