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분사]내달초 출범..세 마리 토끼 잡는다

by김도년 기자
2013.02.06 07:30:00

체크카드 활성화·카드 경쟁력 향상·민영화 촉매 등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우리카드 분사는 요즘 금융권에서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다.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데 왜 분사를 고집하는지, 과연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우리금융은 성공을 자신한다. 체크카드 활성화와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대의명분을 위해서도 우리카드 분사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내달초 독립법인 설립..10년 만에 재도전

우리금융이 카드 분사를 준비한 건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 타당성 검토를 시작해 두 달 뒤 추진사무국을 설치했고, 곧바로 우리은행과 지주사 이사회에서 카드사업 분할을 결의했다.

이후 약 1년 반 동안 금융당국을 설득한 끝에 지난달 16일 신용카드업 분할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달 말 본인가를 통과하면 다음 달 초에는 임직원 460여 명 규모로 우리카드가 본격 출범하게 된다. 2002년 분사 후 2004년 카드대란으로 다시 은행으로 흡수된 이후 9년여 만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은행 내외부에서 경력직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 초대 사장에는 카드 분사작업을 총괄해온 정현진 우리금융 부사장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으나 최근엔 우리은행 김진석 카드사업 부행장과, 강원 전 부행장 등이 함께 거론된다. 일각에선 외부 영입설도 나온다.

◇체크카드 등 직불형 카드시장에 승부 건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분사와 함께 체크카드 등 직불형 카드시장에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 문제로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신용카드 시장에선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KB국민카드 등 다른 금융지주계 카드사들 역시 최근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등에 업고 체크카드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분사와 함께 체크카드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신용판매 수입 비중을 확대하고 보험대리, 통신판매 등 부대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분사에 따른 이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헌주 우리카드 분사전담반(TF) 부장은 “우리은행의 시장점유율은 15%인데 반해 우리카드는 7%에 불과하다”면서 “은행 고객 중 절반은 우리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에 결제계좌를 트는 고객을 중심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부대사업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도 촉매제 역할

그렇다면 우리금융이 카드 분사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고민은 은행 내에서 카드사업 부문이 있다 보니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12월 8.11%를 고점으로 작년 5월엔 7.06%까지 떨어졌다.

은행 내부에선 카드 전문인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은행원을 카드부문에 배치하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여전해 시너지와 추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시장가치가 떨어지면서 민영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영화의 3원칙 중 하나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반하기 때문이다. 카드부문을 분사하면 분리매각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과당경쟁 우려..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업계에선 안그래도 카드시장이 어려운데 우리카드가 분사하면 경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간 과당경쟁으로 다른 카드사는 물론 우리카드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은행 내부 카드사업을 독립하는 것일 뿐이며, 우리카드 자산은 4조 원에 불과해 73조 원 규모의 전체 카드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반박한다.

일각에선 우리카드 분사로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등 건전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BIS 비율이 높은 편이고, 문제가 있으면 지주사에서 지원하면 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