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러시..금상품, 금은방에 투자자 몰린다

by송이라 기자
2011.08.16 08:00:10

주가 폭락에 은행 금테크 문의 위기이전의 2배
금은방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발길 이어져
"오를 만큼 올랐다" vs "아직 더 오른다" 팽팽

[이데일리 권세욱 송이라 기자] “오를 만큼 올랐나요, 아니면 아직 더 오를까요? ”
 
지난 12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중구 명동 A은행 상담창구. 근처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는 한 30대 여성이 금 관련 상품에 대해 문의 하고 있다. "금값이 계속 오른다는 얘기가 있어 왔어요. 이미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 더 오른다는 얘기도 있어 상담 좀 받으러 왔습니다"
 
고객의 물음에 창구직원은 골드상품 종합안내장과 금적금 수익률표를 내민다.

“2007년에는 1g당 2만원이었던 금이 지금은 6만2000원까지 올랐습니다. 4년 전에 금에 투자한 분들은 300%가 넘는 수익을 보신 거죠. 저희도 올 초까지만 해도 이미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일주일새 정말 끝도 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 은행 창구 직원은 “주가폭락 이후 최근 일주일새 금상품에 대한 문의가 이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며 “점심 시간을 이용해 상담하러 오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상품에 대한 일반 고객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라는 게 창구직원의 설명이다. 상투를 잡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투자를 주저하는 고객들이 있는가하면 달리는 말등에 올라타자며 늦게라도 투자에 뛰어들겠다는 고객들이 있다는 거다.
 
상담을 받던 30대 여성 직장인은 “아무래도 지금은 너무 오른 상태인 것 같다”며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발길을 돌렸지만 50대 남성 고객은 “올 초부터 주변에서 `이미 많이 올랐다. 이제 더이상 안오른다`고 해서 금 적금에 가입을 안했는데 이렇게 오를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더 오를 수 있다니 지금이라도 올라타려 한다”고 말했다.

증시폭락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금테크’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상승행진을 해오던 금값이 최근 주춤하는 듯 했으나 금융시장이 다시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금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금은방 상가일대. 동남아관광객으로 보이는 30대 여성이 금 목걸이를 사기 위해 상인과 가격흥정을 벌인다. 이 점포 김범상 사장은 "고국으로 돌아갈 때 환차손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인지 중국이나 몽골, 방글라데시 등 외국인들이 금을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금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 곳 금은방 상가에서도 상인들은 한결같이 최근 며칠새 금상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5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송훈섭(72)사장은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를 넘어 2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측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며 "방문객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귀금속 도매상가에서 점포를 운영중인 나성현(35)사장도 “금값이 26만~27만원까지 올랐다는 소식에 금 매매에 대한 관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하지만 그러나 이 금액에는 부가가치세와 카드 수수료가 포함돼 실제 시세와는 차이가 있어 실망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751.50달러로 1주일 전에 비해 100달러(6%) 이상 급등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른 금 가격(구매기준)도 1돈당 24만원 수준으로 1주일새 1만5000원(7%) 올랐다.
 
금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신규 가입이 가능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 적립` 수익률은 이날 현재 연 35.7%에 달하고 있다. 4% 대의 정기예금 수익률과 비교한다면 거의 10배에 달하는 셈이다.
 
물론 금상품이 여전히 매력적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박관일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 투자에는 `진실과 오해`가 존재한다."며 " 금값이 많이 올라서 과거 금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큰 수익을 본 것은 진실이지만, 환율과 관련된 리스크가 상당히 크고 과세가 된다는 점, 원금보장이 안되는 상품이라는 점 등은 투자에 앞서 고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