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9.10.16 05:40:36
골드만삭스·씨티그룹 3분기 실적, 투자자 `눈높이`에 미흡
국제유가 77달러선 급등..에너지주 강세 보이며 장후반 반등 이끌어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장후반 반등에 성공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에너지주가 유가급등을 등에 업고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또 기술주 대표주인 마이크로 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 소식, 여기에다 장마감 직후 실적발표가 예정됐던 구글과 IBM에 대한 기대감도 장후반 매수세를 불러들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47.08포인트(0.47%) 상승한 1만62.9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6포인트(0.05%) 오른 2173.29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4.54포인트(0.42%) 상승한 1096.56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오후들어서까지 약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골드만삭스는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경쟁사인 JP모간체이스보다 이익규모가 밀린 점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씨티그룹 역시 3분기 손실규모가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는 작았지만, 투자자들은 대규모 대출손실이 지속된 점에 더욱 포커스를 맞췄다.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양호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뉴욕지역의 제조업 지수는 최근 5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전날 다우 지수가 1만선까지 상승한데 따른 부담감으로 차익매물이 꾸준히 출회되면서, 주요 지수들은 장중 약세흐름을 지속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급감했다고 밝힌 직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에너지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돼 다우 지수 종목인 셰브론과 엑손 모빌을 비롯해 에너지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기에다 대표적 기술주인 마이크로 소트트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 소식도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또 장마감 직후 실적발표가 예정됐던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과 컴퓨터 서비스업체 IBM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장후반 매수세가 더욱 강화돼 결국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20개, 주가가 내린 종목은 10개로 상승 종목이 크게 앞섰다.
이날 주식시장이 장후반 반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강화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가격과 미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으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며 배럴당 77달러선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장중 반등에 성공한데는 국제유가가 큰 몫을 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2.40달러(3.2%) 상승한 77.58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주(9일 마감기준) 휘발유 재고가 오히려 520만배럴 급감했다고 밝힌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한데 힘입어 다우 지수 종목인 셰브론과 엑손모빌을 비롯해 에너지주 전반이 강세로 돌아서며 시장 반등에 일조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NEX) 에너지 업종은 1.5% 상승했다.
장후반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구글과 IBM에 대한 기대감도 장막판 매수세를 불러들였다. 두 회사는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듯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은 3분기 순이익이 16억4000만달러(주당 5.13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주당 5.89달러로, 시장의 전망치(5.42달러)를 웃돌았다.
다우 종목이자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IBM의 3분기 순이익도 32억달러(주당 2.40달러)를 기록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오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지만 약세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순이익은 31억9000만달러(주당 5.25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순이익 규모는 4달러 남짓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양호한 수치이다.
그러나 골드만사스의 주가는 실적발표후 되레 약세를 나타냈다. JP모간체이스에 비해 수익력이 밀렸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쳤다. 하루전 발표된 JP모간체이스의 3분기 순이익은 36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3분기 32억4000만달러(주당 2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주당 29센트의 손실을 예상한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대규모 대출손실이 지속된 점에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나타내, 주가는 오히려 5% 이상 급락했다.
씨티그룹은 우선주 배당과 정부 구제자금의 34% 출자전환과 관련한 지급비용 등을 제외하면 1억1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비용을 모두 포함할 경우 지난 3분기 32억4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여기까지는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부채의 출자전환이 씨티그룹의 자본력을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의 질을 보고 우려를 나타냈다. 씨티그룹은 지난 3분기 80억달러의 대출손실이 발생했다. 전분기보다는 3억8600만달러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의 답변도 실망을 줬다. 비크람 팬디트 CEO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금융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장전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0일 마감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52만4000건(수정치)보다 1만건 감소한 51만4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올 1월 이후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52만건을 추정했던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양호했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살피는데 도움을 주는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전주 보다 9000건 감소한 53만1500건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지속해서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수(3일 마감기준) 역시 전주대비 7만5000건 감소해 금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599만건을 기록했다.
맥스웰 클락 IDEA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하락 트렌드"라며 이날 수치를 반겼다. 그는 내년초에 실업률이 피크를 친 이후에는 궁극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장전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비 0.2% 상승했다. 이는 0.4% 상승했던 전월보다 낮아진 수치이고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한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 상승했다. 예상치(0.1%)를 조금 웃돌았다. 그러나 전년 동기에 비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3% 떨어졌고, 근원 CPI는 1.5% 하락했다.
현재 연준은 경기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로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저금리 정책의 지속여부는 인플레 압력에 크게 달려있다. 따라서 CPI는 미국의 인플레 위협이 아직 크지 않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열리기전에 발표된 미국 뉴욕 지역의 10월 제조업 지수가 최근 5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개장후 발표된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지수는 오히려 감소세를 기록, 뉴욕지표 호재를 크게 희석시켰다.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10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34.6을 기록했다. 이는 18.9를 기록했던 전월 수치는 물론이고 17.3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수치이다. 지수는 2004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수는 기준점인 `0`을 하회할 경우 제조업 활동 위축을 의미하고, `0`을 상회하면 제조업 경기의 회복세를 나타낸다.
그러나 곧이어 발표된 필라델피아 지역의 10월 제조업 지수는 전월 14.1에서 11.5로 하락했다. 12를 예상했던 전망치도 밑돌았다.
다만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역시 경기위축과 확장의 기준점인 `0`을 상회했기 때문에,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