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소비지표에 발목..다우 0.13%↓

by지영한 기자
2009.07.29 05:29:12

소비자신뢰지수 2개월 연속 하락하며 부담
저가매수로 장막판 낙폭 축소..나스닥은 상승반전
자넷 옐렌 연은 총재 "리세션 탈피 견고한 징후`..낙폭축소에 도움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약보합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가격부담속에 부진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영향을 미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1.79포인트(0.13%) 떨어진 9096.7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2포인트(0.39%) 오른 1975.51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56포인트(0.26%) 하락한 979.62를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최근 랠리가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주요 지수들이 12%나 급등한 점이 부담이 됐다.

더욱이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2개월 연속,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인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오후들어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요 지수들은 낙폭을 크게 줄였고, 나스닥 지수는 장중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서 탈피하고 있는 `견고한 시그널`이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 점이 장막판 낙폭 축소에 크게 기여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배럴당 67달러선으로 밀렸다. 부진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원유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반면 지표 부진과 주식시장 조정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 미국 장기 국채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생명공학업체 암젠은 실적호재로 2.6% 상승했다. 2분기 순이익이 전년비 40%나 급증한데다,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가 됐다.

반도체공정업체 비코 인스트루먼츠도 실적재료로 30% 넘게 급등했다. 회사측이 제시한 올 연간 이익 전망치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항공우주 기업인 텍스트론의 일부 항목을 제외한 2분기 손익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호재에 힘입어 텍스트론의 주가는 17%나 급등했다.



반면 에너지 관련주는 2분기 실적부진으로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발레로 에너지는 10년만에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2.4% 하락했고, 굴착장비업체 내셔널오일웰바코도 2분기 순이익 48%나 급감한 점이 부담이 돼 2%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럽의 대형 에너지주로 유럽과 뉴욕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 BP도 2분기 순이익이 `반토막`이 난 점이 부담이 돼 2% 이상 떨어졌다.

또 사무용품업체 오피스 디포는 실적악재로 18%나 급락했다. 2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던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고급 가죽제품업체 코치도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로 1.5% 이상 떨어졌다. 주가는 장중 5% 이상 급락한 후 낙폭을 줄였다.





통계 및 분석 소프트웨어업체인 SPSS가 IBM으로 인수된다는 소식으로 40%나 급등했다. 이날 IBM은 SPSS를 12억달러(주당 50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는 14달러 수준인 현 주가보다 크게 높다.

휴대전화 서비스업체 버진 모바일 USA도 피인수 소식으로 25% 상승했다. 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은 버진 모바일을 4억8300만달러(주당 5.5달러)에 인수한다.

다우 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1.6% 오르며 다우 지수의 낙폭확대를 저지했다. 회사측이 `악화된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금융자회사인 GE 캐피탈 때문에 증자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 점이 호재가 됐다.

이외에 의료개혁법안 타결 기대감으로 의료보험주인 애트나가 12% 급등했고, 씨티그룹도 10%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발표한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주요 20대 대도시 단독주택 집값이 전월에 비해 0.5% 상승했다. 상승세는 근 3년만에 처음이다.

5월 20대 대도시 집값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7.1%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폭은 최근 9개월래 가장 적었고, 17.9%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보다 좋은 결과였다.

낮아진 집값과 주택상환여건(affordability) 개선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 그리고 거래주택중 압류주택 비중의 감소 등이 5월 주택가격지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서 벗어나고 있는 `견고한 첫 징후(first solid signs)`를 내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옐렌 총재는 리세션 탈출의 견고한 사인으로 주가 상승, 그리고 집값 하락 및 일자리 감소 둔화 등을 거론했다.

옐렌 총재는 또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부터는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경제회복세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46.6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49.3에 비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예상치인 49를 하회하는 수치이다.

지수는 지난 2월 사상 최저치인 25.3까지 밀린 이후 개선세를 보이며 지난 5월 54.8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두달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조사 결과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현재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는 전월 25에서 23.4로 하락했다.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ExpectationsIndex)도 65.5에서 62로 떨어졌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지금보다는 미래의 경제상황에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만, 강도는 전월보다 약화됐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