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성 기자
2006.11.29 05:21:49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8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 마감했다.(가격 상승)
월가 예상치를 밑돈 11월 소비신뢰지수와 10월 내구재 주문 지표 발표가 경기 둔화 우려감을 부추기며 국채 수익률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내년에 가속화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이후 낙폭은 상당폭 줄어들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2.7bp 하락한 4.50%로 마감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물 수익률은 4.56%로 3.4bp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달 연속 하락했다.
민간 경제연구그룹인 컨퍼런스보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105.1에서 102.9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지표는 지난 9월 105.9를 기록한 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두달 연속 떨어지기는 허리케인이 걸프만을 강타했던 지난해 9월과 10월 이후 처음이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06.4를 밑도는 것이다. 월가는 유가 하락과 중간 선거 종료로 인해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에상했었다.
10월 내구재 주문도 6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10월 내구재 주문은 항공기 신규 주문 감소 등으로 전월의 8.7% 증가에서 8.3% 감소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00년7월 이후 최대 하락률로 월가 예상치인 4.8% 감소를 큰 폭으로 밑도는 것이다. 특히 민간 항공기 신규 주문이 44.5% 감소했다. 이로 인해 운송 장비 주문이 21.7%나 줄었다.
그러나 미국의 10월 기존 주택 판매가 판매 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 2월 이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날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은 10월 기존 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0.5% 증가한 연율 624만채(계절 조정)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전월의 621만채(수정치) 보다 줄어든 615만채를 예상했었다.
기존 주택 판매의 중간 가격은 전년대비 3.5%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택 판매 가격이 석달 연속 떨어지기는 NAR이 기존 주택 판매의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68년 이후 38년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가격 하락이 주택 판매를 서서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러는 "가격 하락은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전국 이탈리안 아메리칸 창립식에 참석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난 봄 이후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부동산을 제외하고 미국 경제는 견조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미국 경제 성장이 단기적으론 추세선을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생산시설의 완전가동을 향한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기 둔화 보다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