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에 또 금융재제..6자회담 타격

by노컷뉴스 기자
2005.12.15 07:20:17

[노컷뉴스 제공] 미국이 또다시 북한과의 금융거래 위험성을 은행들에게 통보하는 등 금융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북한의 강도높은 반발이 예상된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 단속반은(FICEN) 13일(미국시간) "델타 방코 아시아 은행과의 금융 거래를 하지못하게 된 북한이 다른 은행을 통해 금융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모든 은행들에게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북한이 불법 행위를 할 목적으로 미 은행에 새로운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 계좌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현재 북한의 금융 거래 불법 상황을 적극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은 <돈 세탁 우려 (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 대상이라"면서 "세계의 모든 금융기관에 북한의 불법적 금융거래를 통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 장관은 미 애국법 301조에 따라 돈 세탁과 위조,마약 거래 등 불법 거래를 하는 국가에 대한 특별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특별 조치란 미국의 금융기관들 뿐만아니라 세계의 모든 금융 기관들에게 불법 금융 거래의 위험성을 알릴 의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 금융범죄 단속반은 특히 오늘 경고문에서도 "북한측은 화폐위조와 마약밀매, 위조담배 생산. 유통, 돈 세탁, 대량살상무기(WMD), 미사일 확산 등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재부부는 지난 9월 20일 미국의 금융기관들에게 북한과 20년 이상 거래를 해온 델타 방코 아시아 은행(DBA)과의 일체 금융 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의 이 같은 조치로 인해 현재 델타 방코 아시아 은행은 북한과의 일체의 금융 거래를 끊었으며 북한은 대외 달러 유입 통로가 차단당한 상태다.

북한의 엄청난 달러가 묶여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이 문제가 북핵 6자회담의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지난 11월 초 베이징 5차 1단계 6자회담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 문제 해결을 주요 의제로 다룰것을 제기했고 지난 9일 미국을 방문해 이 문제를 협의할려고 했으나 미국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돌연 방미를 취소했다.

북한은 자금줄이 막힌 상태에서 미국 재무부가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또 경고하고 미국의 모든 은행들에게 북한과의 금융 거래를 유의하라고 경고함으로써 북한의 미국 불신과 반발 강도는 그 어느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위조 지폐 문제 등 북한이 관련됐다는 불법 거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의지가 워낙 강경해 미국이 북한의 금융 제재 해제 요구를 쉽사리 들어줄 것 같지 않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중국의 중재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겠으나 미국과 북한의 양보, 이른바 미국은 금융제재를 일정 기간 풀고 북한은 먼저 핵 포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는 등의 신뢰 회복 조치를 취한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북-미 관계의 냉각은 불가피해 보인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입지도 많이 약화된 상태다.

따라서 미 재무부의 금융거래 제재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지않는 한 북핵 5차 2단계 6자회담 재개 논의는 상당기간 헛돌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