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DJ면담, 前국정원장 사법처리얘기 안했다"

by정태선 기자
2005.11.30 06:17:39

"한마디 하면 중동순방 다 날아간다"..설화 경계
"盧대통령과 삶·생각 비슷"
황박사 윤리논란, "윤리성·국익 함께 고려해야"
중동순방 내내 "장사꾼"

[무스카트=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이해찬 총리는 김대중(DJ) 前 대통령과의 지난 13일 만남에 대해 "언론에서 얘기하고 있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며 "만나면 주로 정책적인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9일 마지막 중동순방지인 오만 무스카트에서 기자들과 만찬을 갖고, DJ와 만나 임동원·신 건 두 전직 국정원장의 사법처리 문제를 사전조율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이 총리는 "그날(DJ만남)은 주로 남북관계 등에 얘기했다"면서 "전직국정원장 사법처리 문제는 하나의 사건이지 정책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리는 "여기에 대해서 내가 더 말하면 중동순방(성과나 결과)이 다 날아간다"면서 "언론에서 (대답을 회피했다는 등) 뭐라고 쓰더라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오만 무스카트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는 이총리)

이어 "DJ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문병을 가지 못한 점도 있고 해서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DJ의 방북 계획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DJ의 노벨상 수상 기념일이 오는 8일"이라며 "북쪽에서 초대한 것도 있고, 노벨상까지 탄 사람이 남북관계가 중요할 때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DJ)몸이 나아지면 다녀가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총리에 대해 `천생연분이고, (그래서 나는) 참 행복한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이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나는 80~90년대 살아온 것이나 생각이 비슷하다"며 "당적이 달랐던 시절에도 서로 교류했었다"고 대답했다.

황우석 박사에 대한 윤리논란과 관련 이 총리는 "황박사의 연구성과는 높이 평가 받을 만한 것이며, 받아들이는 태도는 그 나라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면서 "옳고 그른 것을 선택할 사항이 아니므로 윤리성과 국익을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중동으로 떠날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는데 `돈 많이 벌어오라`고 했다"면서 대화의 화제를 중동순방의 결과와 성과에 집중시켰다. 국내 정치문제에 대한 발언 등으로 중동순방의 중요성이 가려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이 총리는 "기업들이 요청해서 중동순방을 하게됐는데, 순방내내 장사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지역의 국왕이나 총리급 면담에서 우리기업들의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관심을 부탁했는데 국내같으면 정경유착이라고 비난받았을지 모를 일"이라며 이번 순방에서 갖은 고위급 회담이 기업들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번 순방길에 기업인들이 제대로 언론에 조명받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 이 총리는 최태원 SK(003600)회장과 허동수 GS(078930)칼텍스 회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리는 "최태원 회장의 경우 특수한 관계가 있는 쿠웨이트 총리 면담 때 동석해서 석유비축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허동수 회장의 경우 도하에 있는 QP LAB 프로젝트 건설현장 방문때 참석하고 곧바로 돌아갔다"면서 "기업이라면 (언론보다) 이처럼 실익을 챙기고 돈을 버는데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