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우려`..다우·나스닥 동반하락

by정명수 기자
2004.09.09 05:44:03

그린스펀 낙관적 경기전망
달러 약세..국채 수익률 급락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다우와 나스닥이 동반 하락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월가는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적인 경기관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텔에 이어,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가 매출 전망치를 낮추고, 코카콜라 실적에도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양대 지수는 장막판 하락 폭이 커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미국 경제가 견인력을 회복했다"며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그린스펀 의장이 "유가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하면서 한 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OPEC이 원유 증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사흘째 하락, 배럴당 42달러대에 진입했다. 8일 다우는 전날보다 29.43포인트(0.28%) 떨어진 1만313.36, 나스닥은 7.92포인트(0.43%) 떨어진 1850.64, S&P는 5.03포인트(0.45%) 떨어진 1116.27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4900만주, 나스닥이 14억4800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83개, 내린 종목은 1708개였다. 나스닥에서는 1121종목이 오르고, 1893종목이 떨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의 우호적인 인플레이션 코멘트가 전해지면서 연준리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달러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섰고,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채권가격 상승) 다우와 나스닥은 그린스펀 의장의 코멘트가 나온 직후, 강한 상승 기류를 탔으나, 곧바로 추진력을 잃었다. "예상했던 뉴스가 나온 만큼 이익실현에 나서야한다"는 심리가 더 강했다. 그린스펀의 전망과는 별도로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연준리의 지역경제 보고서인 베이지 북은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많은 지역에서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리는 "지난 6주동안 경기 속도가 느려졌지만, 7월말과 8월 사이에 경제 확장은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늘어났으나, 업종별로 고르지는 않았으며, 임금비용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준리는 "임금 압력은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리는 "소비자 물가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전반적으로 평탄하거나, 약간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역별로, 업종별로 혼재된 경제 그림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7월 소비자신용은 109억달러, 연율 환산으로 6.4% 증가한 2조4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75억달러 증가를 웃도는 것이다. 소비자신용은 소비증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신용카드와 같은 회전신용의 증가는 가계 신용도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UBS와 국제쇼핑센터협회(ICSC)가 발표하는 주간 소매 매출 지수는 전주대비 변동이 없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1% 증가에 그쳐, 직전주의 2.6% 증가를 밑돌았다. 금융주들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티그룹은 0.83%, JP모건은 1.25%,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36% 하락했다. 코카콜라는 보틀링 회사인 코카콜라엔터프라이즈가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4.82% 급락했다. 코카콜라엔터프라이즈도 5.39% 떨어졌다. 코카콜라의 급락은 다른 블루칩에도 악영향을 미쳐, 홈디포는 0.98%, 하니웰은 1.03% 떨어지는 등 다우 구성 종목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텔 등 반도체 관련주들은 개장 초반의 강보합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인텔은 0.85%, AMD는 1% 떨어졌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0.27% 상승에 그쳤다. 관심을 모았던 TI는 장마감후 예상대로 3분기 매출 전망치를 낮췄다. TI는 3분기에 주당 27~29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전망치 26~29센트보다 높은 것이다. 매출액은 31억~32억4000만달러를 제시, 지난 7월 전망치 32억~34억달러보다 낮춰 잡았다. 톰슨퍼스트콜이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는 3분기 매출이 33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27센트다. TI는 통신칩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TI는 정규시장에서는 0.64% 올랐다. 네트워크 대장주 시스코는 CEO인 존 체임버스가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혀 1.36% 올랐다. 체임버스는 스미스바니가 주최한 IR에서 "30종류의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며, 신제품 개발 라인이 기존의 2배 수준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제품 영역에서 거의 매달 신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파이퍼제프리가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낮추면서 2.18% 하락했다. 파이퍼제프리는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가 불확실하고, 성장 전망도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피플소프트는 1.30% 하락 반전했다. 노키아는 CFO인 리차드 시몬슨이 시장점유율 하락이 곧 멈출 것이라고 밝혀 0.95% 상승했다. 시몬슨은 런던에서 열린 IR에서 "핸드폰 마진 감소도 조만감 끝날 것이며, 시장 점유율도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소매점인 라디오샥은 올해 EPS가 19~21%, 매출이 4~6% 증가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시, 1.44% 상승했다. 맥도날드는 8월 전세계 비교가능 매출이 3.9% 증가했고, 전체 매출은 8.6%, 환율을 감안한 매출은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0.44% 올랐다. 델타항공은 파산신청을 피하기 위해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비용절감 방안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9.82% 급락했다. 델타항공은 7000명을 감원하고, 달라스 포트워스 허브를 폐쇄하며, 항공편 운항회수를 줄여 연간 5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타는 할인 항공편인 송(Song)의 운항 비중을 12%로 높이는 대신 내년 1월말까지 기존 운상 스케줄의 51%를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델타는 2001년 이후 56억달러의 적자가 누적돼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