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3.07.23 07:02:42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란 단어가 오랜만에 월가에 다시 등장했다.사담 후세인의 두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 소식이 뉴욕증시의 호재로 작용하며 다우와 나스닥이 동반 상승했다.
오후장 들어 파리의 에펠탑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이 역시 테러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일기도 했으나 단순한 화재로 판명됐다.한때 하락했던 지수는 곧 회복했다.
◆사담 후세인 아들 사망설,사실로 확인=이날 뉴욕증시의 출발은 혼조세였다.그러나 오전 11시 30분을 전후해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에서 미군의 기습공격으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다우와 나스닥은 동반 급등세로 돌아섰다.미군 당국은 오후 늦게 후세인의 두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PNC파리바의 제프리 클라인톱은 "흔히 이런 종류의 뉴스가 전해지면 투기적인 트레이더들이 행동을 개시한다"며 "반작용으로 오른 지수가 유지되는 지 여부는 사실의 확인"이라고 밝혔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데이빗 브리그스는 "후세인 아들의 사망설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지수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상승폭을 지킬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쨌든 "뉴스"로 시작된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설"은 사실로 확인된 만큼 오늘 지수의 장중 급등은 정당화될 수 있다.
후세인 아들의 사망설은 상품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유가와 금선물가격은 각각 급락했다.유가는 2주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금선물가격은 5일만에 하락했다.이같은 움직임은 이라크내 지정학적 불안감이 조기에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날 지수의 급등은 월가의 불안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정도로 여전히 월가가 지정학적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네이티브 아메리카 증권의 로버트 브루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잠재돼 있다"며 "이라크 전쟁은 끝났지만 전쟁 이후에도 전쟁 당시와 비슷한 숫자의 미군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평화인지 전쟁인지 구분이 불분명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기술주의 상대적 강세=그렇다고 펀더멘탈의 개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은 리만브라더스의 장비주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실적 호전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리만브라더스는 반도체장비업종의 실적이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고 내년과 2005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리만의 애널리스트인 에드 화이트 주니어도 "반도체정비산업과 개별 기업들의 전망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좋아지고 있다"며 어플라이드머티리얼,램 리서치,노벨러스 등을 "평균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7.7% 급등했다.휴대폰용 칩 제조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2분기 순익이 매출신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