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기대 밑돈 경기지표에 3대 지수 일제 하락
by박종화 기자
2023.06.06 06:38:13
ISM 서비스 PMI 연중 최저치…美 국채發 유동성 경색 우려도
''애플 자체 칩'' 장착에 인텔 직격탄…''규제 우려'' 금융주도 약세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주 급등했던 뉴욕 증시가 일제히 숨 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과도한 상승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거시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시장 강세를 이끌던 기술주도 장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9% 내린 3만3562.86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0% 하락한 4273.7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0.09% 떨어진 1만3229.43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부채한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한 2일 미 증시 지수는 1~2% 급등했으나 1거래일 만에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한 셈이다. 라이언 데트릭 카슨그룹 수석전략가는 “(지난주) 금요일 큰 폭의 랠리 후 시장이 숨을 고르고 있다”며 “최근 상승 폭을 다진다는 점에서 나쁘진 않은 일”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5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시장 전망(51.6)을 밑돌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연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미국 인구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수주도 전월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0.6%)보다 증가세도 둔화했다. 시장 예측(0.8%)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사이라 말릭 누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긴축적 통화 정책 영향으로 2024년 약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부채 한도 문제 해소가 유동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25년까지 부채 한도 적용이 유예된 만큼 미 재무부가 고금리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구축 효과’에 대한 경계감이다. 시마 샤 프린시펄애셋매니지먼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재무부가 엄청난 양의 국채를 발행하며 단기 차입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한 애플 주가는 장중 184.9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흥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 거래일보다 0.77% 떨어진 가격(179.53달러)으로 하락 마감했다. 벤처리얼티티펀드 창업자인 티파탓 첸나바신은 시장과 기술 성숙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불투명하다며 “모두가 10년 동안 3~5년 후면 시장이 성숙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꼬집었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엔비디아(-0.61%)와 인텔(-4.63%)도 이날은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인텔은 애플이 맥북에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대신 자체 개발한 M2 프로세서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미 규제당국이 조만간 은행 규제 강화안을 발표할 것이란 소식에 JP모건체이스(-0.98%), 모건스탠리(-0.73%) 등 은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 추가 감산하겠다고 하면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0.20% 오른 배럴당 7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0.6% 상승한 배럴당 76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78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셰브론과 엑손모빌 등 에너지 관련주도 한때 강세를 보였으나 전 거래일보다 떨어진 가격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