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불붙은 '선두권' 경쟁…'수익성' 앞세워 "간판 사수한다"

by남궁민관 기자
2022.12.30 05:30:00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통합 속도내며 CU·GS25 위협
내년 FA 가맹점포 2700여개…1, 3위 차는 단 2100여개
CU·GS25 내년 상생지원 늘리고 수익성 증대 약속
"계약만료 가맹점포 이탈 막고, 신규 점포 유치 총력"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기존 편의점 업계 선두권인 CU, GS25와의 가맹점 확보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로 각 편의점 가맹계약이 만료되는 점포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2700여개에 불과하지만 업계 1위(점포수 기준) CU와 3위 세븐일레븐 간 가맹점포 수 차이도 단 2000여개 수준에 불과해 이른바 ‘간판 뺏기’에 따라 판도 변화도 가능한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는 이에 가맹점포 상생 지원 규모를 늘리고 실질적 수익 증대를 약속하고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GS25는 최근 각각 ‘2023년 가맹점 상생 지원안’을 발표함녀서 지원 규모를 나란히 20% 이상 늘렸다. 편의점 업계는 통상 연말 이듬해 가맹점 상생 지원안을 발표한다. 과거 전기요금이나 인건비 등 단순 비용 지원에 치중했다면 올해에는 실질적인 수익 증대를 위한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가맹점 이탈을 막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CU는 내년 상생 지원안의 규모를 올해보다 20% 이상 확충했다. 가맹점들이 전략 신상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갖추도록 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신상품 구비에 뒤따르는 폐기 또는 저회전 상품 부담을 본사가 분담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간편식사·디저트·냉장안주·과일·채소·반찬 등 총 41개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월별 최대 폐기 지원 한도를 가맹점포당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렸다. 또 기존 신상품 도입 지원금 제도(월 최대 15만원)는 현행 유지하고 장기간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을 반품할 수 있는 ‘저회전 상품 철수 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해당 제도는 직전 분기 신상품 도입률 기준에 따라 가맹점포에 분기마다 5만원을 지급한다.

GS25 역시 가맹점의 수익성 증대에 상생지원방안 촛점을 맞췄다. 상생지원 규모를 올해보다 25% 확대 편성함녀서 장기간 판매되지 않은 저회전 상품들을 반품할 수 있는 ‘재고처리 한도’를 가맹점당 연간 102만원으로 늘렸다. 또 ‘점포 경쟁력 업(UP) 인센티브’ 항목을 신설해 단품 관리 및 경쟁력 향상 우수점에게 재고처리 한도를 연간 최대 36만원 증액하는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은 내년 초 상생 지원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CU, GS25와 마찬가지로 가맹점포들의 수익성 증대에 집중한 안을 준비 중이라는 전언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주요 편의점들이 가맹점포들을 대상으로 한 상생 지원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만큼 업계 선두권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지난해 말 기준 각 편의점별 전국 가맹점포 수를 살펴보면 1위 CU는 1만5855개, 2위 GS25는 1만5453개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3위 세븐일레븐은 1만1173개 가맹점포를 확보하며 다소 뒤처진 모습이었지만, 올해 인수한 미니스톱 가맹점포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CU와 GS25를 바짝 뒤쫓기 시작했다. 미니스톱 2602개를 모두 끌어안을 경우 세븐일레븐 가맹점포 수는 1만3775개로 늘어난다. 1위 CU와 차이는 2110개에 불과하다.

4위 이마트24까지 포함해 올해 주요 편의점 4사의 5년간 가맹계약 종료 점포 수는 2700여개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들을 어느 편의점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가맹점포 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은 길 하나만 더 건너야 해도 가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와의 접점 거리가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가맹점 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바잉파워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이탈 가맹점을 막는 동시에 새로 편의점을 차리려는 이들을 잡기 위해 매년 상생 지원안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