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격 상한제, 3개월 한시 시행
by김형욱 기자
2022.11.11 05:30:01
‘사면초가’ 한전 비용부담 완화 기대
민간 발전사 반발 속 축소·한시 시행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이르면 12월부터 3개월 한시로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 상한을 두기로 했다.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SMP가 2년새 4배 가량 급등해 적자 수렁에 빠졌던 한국전력공사(015760) 입장에서는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이달 규제개혁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SMP 상한제를 안건으로 상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안이 가결되면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한시로 발전사가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기준인 SMP가 최근 10년 평균의 1.5배를 넘어섰을 때 이를 넘겨서 팔지 못하게 된다.
현 기준대로면 당장 내달 SMP는 1킬로와트시(㎾h)당 160원으로 제한된다. 지난달 평균 SMP가 252.33원이었고,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민간 발전사 수익이 6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부는 원래 상한 기준을 10년 평균의 1.25배로 설정하려 했지만, 민간 발전사의 거센 반발로 기준을 완화하고 3개월 한시 시행으로 결정했다.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국제 에너지값 폭등에 큰 수익을 낸 에너지 기업에 부과하기 시작한 횡재세 성격도 갖는다. 소매 시장의 전력 공급을 도맡고 있는 한전은 국제 에너지값 급등 여파로 올 상반기 14조3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으나, 민간 발전사 7곳은 올 상반기 1조원 이상의 흑자를 내 지난해 연간 흑자(8100억원)를 뛰어넘었다.
한전으로선 월 수천억원의 도매가 납부 부담을 줄일 것으로 추산된다. 적자를 만회하기엔 부족하지만, 채권 시장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금 확보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국제 에너지값 폭등으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민간 발전사는 역대 최대 이익을 내왔다”며 “한전의 적자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SMP 상한제 도입 등 정부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