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늘어나는 공매도…2차전지가 타깃 됐다
by김보겸 기자
2022.10.21 05:25:05
10월 코스피시장 하루평균 5600억원
8월 3494억→9월 4907억원 이어 또 늘어
10월 들어 반등중인 2차전지 업체에 몰려
"연말 배당·증안기금 유입에 공매도 줄어들 수도"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10월 코스피 변동장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규모가 늘고 있다. 2차전지 업종이 공매도 주요 타깃이 됐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공매도 금액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일시적 반등 효과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5780억원을 기록했다. 9월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4907억원으로, 하루 기준 873억원가량이 급증한 것이다. 공매도 일평균 금액은 지난 8월 3494억원, 9월 4907억원에 이어 석 달째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71.72%에 달했다. 기관은 26.38%를 기록했으며 개인은 1.88%에 불과했다.
특히 10월 들어 반등 중인 2차전지 업체들에 공매도가 몰렸다. 이날 기준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거래대금 평균 1위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 평균 240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다. LG화학(051910)에도 평균 120억원이 몰렸다.
공매도로 이어지는 대차잔고금액 상위 목록에도 반도체·2차전지 업종들이 자리잡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9일 기준 대차잔고금액 1위는 삼성전자(005930)로 7조4827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2조4123억원으로 2위에 올랐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006400), LG화학도 각각 뒤를 이었다.
대차거래는 기관에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하는 거래로, 국내에서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가 필수다. 대차거래로 빌린 주식에서 상환하지 않고 남은 대차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공매도 증가로 해석된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우량주들에 공매도가 몰리면서 개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유형을 확대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주가 하락률 3%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30%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 2배를 모두 충족하는 종목을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 대상에 추가한다는 것이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뒤 공매도 금지일에 주가가 5% 넘게 떨어지면 그 다음 날까지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된다.
해당 조치로 공매도로 인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전보다 차별화된 기준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 건수가 많아지고 공매도 거래금지 기간이 늘어나 시장 안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에는 공매도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말이 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준 기관에 연말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배당에 대한 세금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배당락일까지 주식을 상환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빌린 주식을 갚으면서 숏커버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숏커버링이 나타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주가 급락 이후 연말 북클로징 및 배당 시즌이 도래하면서 공매도 숏커버링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패시브 성격의 증시안정기금 유입까지 고려하면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