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성 기자
2020.10.31 06:15:53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49)배우 추자현은 왜 중국으로 갔을까?
내가 하고픈 일에 대해 충분한 역량과 의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렇다고 반드시 성공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배우 추자현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녀는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퀸자현’으로 불리고 있으며,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도 ‘역시 추자현’이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사실 그녀는 수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1996년에 데뷔해 드라마 ‘카이스트’, ‘명랑소녀 성공기’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2006년 영화 ‘사생결단’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배우 인생을 기대했지만, 2008년 ‘미인도’를 비롯하여 2010년까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발상을 전환해 중국 본토에 진출한 이후 톱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녀는 2004년 중국 본토 드라마 ‘대기영웅전’ 오디션에 신인의 자세로 도전해 ‘수영광’ 역을 따내며 중국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중국 드라마 ‘초류향전기’와 ‘양애화작진주우’에 출연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후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2011년 ‘회가적 유혹’에 출연해 ‘대장금’의 시청률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며 톱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인생 역전을 이룬 그녀는 중국 진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연기를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내가 꾸준히 돈을 벌 수 있게끔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질 않았다. 먹고살기가 막막했다.”
추자현은 자신의 역량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펼쳐냄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누리고 있다. 그녀의 사례를 경영 전략,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이야기해보겠다.
강릉 경포대에 가면 수제 햄버거 가게가 있다. 나는 이곳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전략적 개념을 제대로 활용해 성공했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매장 안에서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기의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햄버거가 맛있다. 맛있으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독점적 환경에 위치해 있다. 경포대 부근에는 횟집이 즐비하다. 한 곳에서 먹고 나온 사람에게 바로 옆집이 호객행위를 할 만큼 정신이 없다. 이런 횟집들 사이에 햄버거 가게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근방에서 유일한 햄버거 가게다. 회에 물렸거나 해산물을 즐기지 않아 다른 음식이 생각나는 사람들,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은 색다른 맛을 찾아 이곳에 들르기 마련이다.
햄버거 가게의 성공 요인을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살펴보자.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갖춰야 할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케이퍼빌리티(Capability: 역량)와 포지셔닝(Positioning: 위치)이다. 맛있는 햄버거를 만드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좋은 입지 또는 독점적 환경에 위치해야 하는 것이다.
이 햄버거 가게는 특히 포지셔닝 전략을 제대로 활용했다. 만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했다면 아무리 햄버거 맛(역량)이 뛰어나더라도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이들 거대 패스트푸드 회사들은 앞다투어 할인이나 행사 등의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비용은 증가하고 이익은 감소한다. 경포대 햄버거 가게는 경쟁자가 적은 지방 도시를 택하면서도 여행객이 많이 찾는 위치에 제대로 위치함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이익을 증가시켰다. 무혈입성(無血入城)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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