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최대 5배 증가…한겨울에도 웃은 공기청정기

by김정유 기자
2018.02.08 01:00:00

한겨울 미세먼지 공습에 '필수가전' 자리잡은 공기청정기
위닉스 1월 판매 400% 성장, SK매직도 150% 증가
교원도 매월 평균 15%씩 판매 늘어 '함박웃음'
블루에어, 카도 등 해외업체 공습 이어져, "경쟁력 갖춰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견 가전기업들이 올 겨울 ‘공기청정기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세먼지 공습이 한겨울에도 이어지면서 올 1월 한달간 제품 판매량이 최대 5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공기청정기 시장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과거와 달리 미세먼지가 사계절 내내 이어지면서 공기청정기를 ‘틈새가전’이 아닌 ‘필수가전’으로 보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위닉스의 올 1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0% 증가했다. 사진은 위닉스의 공기청정기 대표 모델 ‘타워 XQ’. (사진=위닉스)
7일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044340)의 지난달 공기청정기 판매량(온라인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398% 늘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공기청정기 매출도 전년보다 300%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올 들어서도 미세먼지 문제가 이어지자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청정기 업체들 가운데 후발주자에 속하는 위닉스는 ‘다양성’과 ‘가성비’를 전략으로 내세우며 최근 시장에서의 입지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유통채널을 다양화해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위닉스 관계자는 “지난달 기록한 판매량 증가폭은 최근 공기청정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과거 TV홈쇼핑·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중심에서 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한 것도 판매량 증가를 도왔다”고 말했다.

SK(034730)매직의 상승세도 무섭다. SK매직의 지난달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5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00대가 팔렸던 공기청정기가 올 1월엔 1만대로 늘어난 것.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6만대로 당초 목표였던 5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힘입어 SK매직은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을 지난해 목표보다 60% 늘어난 8만대로 설정했다. SK매직 관계자는 “봄·가을 등 계절가전 이미지가 강했던 공기청정기 시장이 미세먼지·건조·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계절 필수가전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교원 웰스’ 브랜드로 공기청정기 사업을 하는 교원도 연초부터 긍정적인 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45%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6일까지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이미 전월 총 판매량의 40%에 육박했다.



교원 웰스가 출시한 9평형대 실속형 공기청정기 ‘웰스 제로 컴팩트’.(사진=교원)
청호나이스도 최근 공기청정기 덕을 보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올 1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4036대로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연간 3만6500대의 공기청정기를 판매했다. 코웨이(021240)의 1월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50% 성장하는 등 국내 중견 가전업계 전반에 걸쳐 공기청정기 특수가 일어나는 상황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2014년 50만대에서 지난해 140만대로 커졌다. 올해는 2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업체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해외 업체들의 공습도 강화하는 추세다. 스웨덴 ‘블루에어’와 일본 ‘카도’ 등이 최근 한국에서 공기청정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도는 지난해 말 공기청정기로는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 올 1월 TV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론칭했다. 카도는 일본 전자업체 소니에서 ‘워크맨’을 개발했던 코가 노리유기 대표가 만든 업체다. 블루에어도 이달 6일 개인용 공기청정기 모델을 론칭하는 등 한국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가 계절가전에서 필수가전으로 넘어오는 단계인만큼 단순히 판매량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차별성 없는 제품들만 양산하면 결국 점차 가격대를 낮춰가는 해외 제품들과 저가 중국산 제품들로 인해 국내 제품들이 외면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