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불이 촛불 넘었다?…경찰추산 3만7천명>2만4천명
by이승현 기자
2017.01.09 05:00:00
警 "7일 촛불집회 2.4만·보수집회 3.7만 참가" 추산
"추산방식 똑같이 적용" 보수집회 장소면적 더 넓다는 해석
정확한 집계 사실상 불가능…촛불집회 측 "추산근거 내놔라"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경찰이 새해 첫 촛불집회 참여인원보다 보수단체의 맞불집회 참여인원이 더 많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통상 탄핵반대 집회 인원에 비해 월등히 많았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역전될 수가 있냐는 것이다. 경찰 측은 규정에 따라 계산해 발표했을 뿐이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전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한 11차 촛불집회에 오후 7시 45분 기준 최대 2만 4000여명이 집결했다고 추산했다. 반면 보수성향 단체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와 ‘새로운 한국을 위
한 국민운동’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와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각각 연 탄핵반대 집회에는 당일 오후 4시 5분 기준 최대 3만 7000명이 모였다고 봤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보수단체가 거리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경찰 추산 집회인원이 촛불집회에 비해 맞불집회에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경찰은 서울지역 촛불집회 참여인원을 △12만명(지난해 12월 10일) △6만명(12월 17일) △3만6000명(12월 24일) △6만5000명(12월 31일) △2만4000명(1월 7일)로 추산했다. 보수단체 집회 참가인원은 같은 기간 4만명→3만3000명→1만5000명→2만5000명→3만7000명으로 봤다.
이와 관련, 퇴진행동 측은 이날 서울에 총 60만명(연인원 기준)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탄기국 측과 국민운동 측은 각각 102만명과 3000명이 운집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추산하는 촛불집회 인원이 주최 측 발표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게 아니냐는 지적은 첫 집회 때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이같은 차이는 양측의 계산법 차이가 결정적이다. 주최 측은 당일 집회에 참석한 모든 인원을 추산하는 반면 경찰은 특정 시점의 최대인원을 기준으로 삼는다.
경찰은 이를 위해 3.3㎡(1평)에 성인 6~9명이 있으며 여기에 전체 집회장소 면적을 구해 곱하는 ‘페르미 추정법’을 사용한다. 이에 따르면 경찰은 전일 촛불집회 면적보다 맞불집회 장소 면적이 더 넓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현재 적용하는 집회인원 집계방식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집회 경비를 위해 참가인원을 추산한다. 인원추산 방식은 항상 똑같이 적용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반발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경찰추산 결과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인원추산)근거를 요구할 것”이라며 “광화문광장 양 도로와 사거리, 시청 방향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했다. 11주째 광화문에 오는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흠집내기”라고 비난했다.
|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000일, 박근혜 즉각퇴진을 위한 11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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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열린 ‘오직 정의와 진실이 이길 수 있도록 선동과 왜곡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집회’에서 박사모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대치동 특검 사무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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