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6.04.18 06:30:00
상위 10개 기관장 평균 연봉 3.6억, 대통령보다 1.5억 많아
금융형 기관장 연봉 상한 차관의 150%, 성과급 최대 120%
집무실, 전용차, 비서 등 별도 규정 없이 자율 결정
연봉랭킹 1위는 4억 7051만원 받는 중소기업은행장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면 공공기관장은 ‘금밥통’이다. 임기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준의 대형 사고를 치지 않는 한 3년 임기를 보장한다. 예전만 못하지만 보수 수준도 만만찮다. 대통령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기관장들이 적지 않다. 계속되는 여론의 비난에도 낙하산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정부가 발간한 ‘2015 공공기관 현황 편람’을 보면 최근 3년간(2012~2014년) 기관장 연봉이 가장 높았던 상위 10개 공공기관의 장(長)은 평균 연봉 3억 6547만원을 받았다. 대통령 연봉(올해 기준 2억 1202만원)보다 1억 5000만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기관별로 중소기업은행장 연봉이 평균 4억 7051만원으로 1위다. 한국수출입은행장(4억 5964만원), 한국산업은행(4억 4661만원), 한국투자공사(4억 2864만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3억 8297만원)이 뒤를 이었다.
공공기관장 연봉은 대통령·국무총리·장관·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정급을 받는 정무직과 달리, 기본연봉에 성과급을 추가로 받기 때문이다.
현행 지침상 공공기관장이 받는 기본급과 수당·복리후생비 등을 합친 ‘기본연봉’은 정무직 차관 연봉(올해 기준 1억 1738만원)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차관 연봉보다 높으면 같은 수준으로 맞추고, 그 이하일 때는 매년 차관 연봉 인상률만큼 올린다.
예외는 있다. 직원 2만 명·자산 50조원 이상인 대형 공기업 사장은 기본연봉 상한액이 차관 연봉의 110%, 한국투자공사·예금보험공사 등 금융형 기관장은 150%다. 여기에 매년 경영 평가 결과에 따라 전년도 기본연봉의 최대 120%를 ‘성과급’으로 챙길 수 있다.
넓은 집무실과 운전기사가 딸린 대형 승용차, 전담 비서 등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혜택이다. 현재 정부부처 장관과 차관 집무실은 정부청사관리규정에 따라 165㎡(50평)와 99㎡(30평)로 면적을 제한한다. 반면 공공기관 기관장은 별도 규정이 없다. 수백에서 수천명이 넘는 임직원을 이끄는 정부 기관의 수장이라는 명예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다만 최근 들어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은 소폭 낮아지는 추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 4716만원으로, 1년 전(1억 5817만원)보다 7% 삭감됐다. 특히 공기업 사장 연봉은 같은 기간 2억 2524만원에서 1억 5434만원으로 31.5%(7090만원)나 깎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2013년부터 국정과제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각 기관이 각종 복리후생 제도를 폐지하고 임원 연봉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관행도 일부 바로 잡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