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술이야기]한밤의 '위로'..심야식당의 하이볼

by함정선 기자
2015.08.09 07: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근 국내에서도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심야식당’은 원조 ‘먹방’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야심한 밤, 심야식당의 주인공인 마스터는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그 자리에서 요리한다.

심야식당, 그 작은 공간에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스터의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에 위로를 받는다.

일본의 유명한 술 ‘하이볼’도 이 심야식당을 통해 소개된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 소다수 등을 타서 먹는 술이다. 직접 위스키에 소다수를 타서 먹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하이볼 캔과 병 등의 제품도 나와 있다.

드라마 심야식당에서 소개된 하이볼은 마스터가 식당을 찾아온 한 젊은 여성에게 권하며 등장한다. 일본식 닭튀김인 ‘가라아게’를 주문하는 그녀가 맥주를 마시지 못하자 마스터는 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어 하이볼을 만들어 준다. 이후 그녀는 가라아게와 하이볼을 함께 마시는 심야식당의 단골이 됐다.

일본에서 하이볼은 주로 중년 남성들이 마시는 술이었다. 일본의 유명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도 하이볼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상실의 시대’ 등 그의 유명한 책 속에서 주인공들은 항상 하이볼을 마신다.



중년남성의 술이었던 하이볼은 최근 몇 년 동안 젊은 층, 여성으로 소비자를 늘리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위기를 맞은 위스키 업체들이 하이볼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다.

심야식당에서 중년 남성인 마스터가 젊은 여성 고객에게 하이볼을 소개하는 장면이 일본의 하이볼 성장 과정과 닮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하이볼이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위스키 시장이 침체인 것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하이볼 제품이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저도주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언젠가 한국 영화에서도 소주나 막걸리, 위스키 대신 하이볼이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