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주방가구 `大戰` 벌인다…어떤 전략 주효할까

by김재은 기자
2015.05.29 03:00:00

한샘, 대리점·인테리어업체 등 간접망 활용
현대리바트, 직영점 위주 마진 축소 `승부수`
에넥스, 한샘처럼 대리점 150개로 확대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비수기인 지난 1분기 국내 주방가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주요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큰 폭의 실적향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위주의 주방·부엌가구가 가구업체의 실적모멘텀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가구업체마다 주방가구 시장 공략을 위해 대조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관심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3대 브랜드의 주방부문 실적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1분기 한샘(009240)의 부엌사업부문 매출은 1463억원으로 전년동기(978억원)대비 49.6%(485억원)나 급성장했다. 이는 인테리어 사업부문(16.9%)이나 기타부문(17.6%)의 매출증가율을 2~3배이상 웃돈 것이다.

현대리바트(079430)도 1분기에 리바트키친 등 주방을 비롯한 빌트인가구부문에서 608억원이상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576억원)보다 5.6% 증가했다. B2B 부진에 전체 매출이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특히 빌트인가구중 주방가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0%이상 성장한 70억원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리바트의 빌트인가구부문은 1분기 전체 매출의 37.3%로 가정용 가구(31.9%)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오리표 주방가구로 출발한 에넥스(011090)도 1분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에넥스의 1분기 부엌가구, 붙박이장의 매출은 733억원으로 전년동기(562억원)대비 30.4% 증가하며,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수입가구 업체 넵스도 지난 1분기 주방가구 특판(B2B)수주가 전년동기대비 57%나 늘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B2C업체 위주로 양호한 실적흐름을 이어갔다”며 “특히 주택거래량 증가와 더불어 B2C 리모델링 수요 증가로 건자재업종중 부엌·가구분야가 가장 유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건자재업체의 부엌, 주방가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15.4% 성장했다.



현재 1조9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부엌·주방가구의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업체별로 각기 다른 시장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30.5%의 비브랜드 시장이 2,3위 업체의 합산 시장점유율(26.5%)보다 높아 이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주방가구 대전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

자료:금융감독원, 각 사
에넥스 추산 시장점유율 37.8%의 업계 1위 한샘은 대리점과 인테리어업체를 통한 간접 유통망을 주요 포인트로 삼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한샘은 부엌가구 전문대리점 230여개, 인테리어 전문 대리점 80여개와 3000여곳의 인테리어제휴점(ik)들과 손잡고 고가제품인 키친바흐, 중저가라인인 IK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한샘 측은 “올해도 사수-조수제를 통해 전국의 우수 인테리어 업체들과의 제휴를 추진해 전체 부엌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리바트는 현재 14개인 직영점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주방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주방가구 브랜드 리바트키친의 볼륨 확대를 위해 현대홈쇼핑(057050) 등 현대백화점(069960) 계열사를 활용한 전략도 검토중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일부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는 8월까지 정리할 계획”이라며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AS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주방가구를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직영점의 숫자가 제한적인 만큼 리바트몰 등 온라인을 통해 유통망을 보완할 방침이다.

에넥스의 경우 업계 1위 한샘의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 B2B에 의존하는 특판 비중을 낮추는 대신 대리점 확대를 통한 B2C 확장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쇼룸 12개, 직영점 3개, 대리점 126개인 에넥스는 올해말까지 대리점을 1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